남일우 별세에 애도 물결... "후배들 귀감 됐던 멋진 배우"

입력
2024.03.31 18:46
배우 김용림 남편 남일우, 31일 노환으로 별세

원로 배우 남일우가 별세해 연예계 안팎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남일우는 31일 새벽 노환으로 별세했다. 이 소식은 본지 단독 보도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지난해 남일우는 촬영장에 가던 중 넘어져 석달간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고관절 수술을 마치고 회복했으나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 가족들도 깊은 슬픔에 잠겨있다.

고(故) 남일우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내달 2일 오전 11시, 장지는 시안가족추모공원이다.

남일우와 함께 작품에 임했던 한 영화 관계자는 본지에 "따뜻한 성품으로 후배들에게 늘 귀감이 되셨던 배우"라며 "현장에서 보여주신 연기를 대하는 자세와 열정을 잊지 않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남일우는 1957년 연극배우로 데뷔했고 1958년 KBS 공채 3기 성우로 발탁됐다. 1964년 KBS 공채 4기 탤런트로 안방극장에 진출했으며 1974년 영화 '마지막 날의 언약'으로 스크린에도 데뷔했다.

남일우의 아내는 김용림, 아들은 남성진, 며느리는 김지영으로 연예계 대표 배우 가족이다.

남일우는 지난 2017년 8월 MBN '속풀이쇼 동치미'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동치미 투어'에 출연해 "이제 남은 세월이 얼마 없는데 남은 생애를 진짜 영화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0년을 살면 90세인데, 그것도 건강이 허락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나는 86~87세면 떠날지도 모른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김용림은 "앞으로 남편과 여행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이 남자를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편이 요즘 척추관 협착이 심해져서 느리게 걷는다"며 남편을 향한 안쓰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또한 김용림은 "어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부부로 50년 이상을 살았다는 것은 두 사람의 절대적인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 부분에서 이번 여행이 의미가 있고, 이제야 '새로운 기분으로 신혼여행을 가는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남성진 역시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019년 3월 MBN 예능프로그램 '모던 패밀리'에서 남성진은 아내 김지영과 함께 아버지 남일우를 위한 요리에 도전했다. 남성진은 사전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나이가 드시니 점점 못 드시는 것 같다. 잘 드시게 하고 싶다"며 "아버지가 자꾸 기침을 하셔서 대구 지리탕을 끓이려 하고, 고기를 좋아하시니까 스테이크도 해 드리려 한다"면서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일우는 1973년 KBS 대하드라마 '세종대왕'에서 세종대왕 이도 역을 맡은 데 이어 KBS2 주말연속극 '순애'(1982), KBS2 주말연속극 '내마음 별과 같이'(1986), MBC 정치드라마 '제2공화국'(1989), '제3공화국'(1993), SBS 월화 미니시리즈 '사랑과 우정' (1993), KBS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1996), KBS 대하드라마 '왕과 비'(1998), KBS2 수목드라마 '명성황후'(2001), SBS 대하드라마 '야인시대'(2002), MBC 일일연속극 '왕꽃 선녀님'(2004)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열연했다.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그는 지난 2018년 KBS 일일연속극 '비켜라 운명아', 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2: 죄와 벌'(2019), KBS2 월화드라마 '본 어게인'(2020)을 비롯해 '신과함께' 시리즈와 '내부자들' '검은 사제들' 등 인기 영화에도 출연하며 원로 배우의 위엄을 과시했다.



유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