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대출' 시인한 양문석, '사기 대출 의혹'엔 "고소" 으름장

입력
2024.03.30 16:26
"새마을금고측이 딸 명의 사업자 대출 제안"


강남 아파트 매수 당시 딸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받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안산갑 후보가 '편법 대출'은 시인하면서도 '사기 대출'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마을금고 측이 '업계 관행'이라며 딸 명의의 사업운전자금 대출을 먼저 제안했다며 사기 대출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양 후보는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조선일보의 첫 보도로 시작된 양문석의 편법 대출사건이 급기야 사기 대출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다”며 “조선일보가 양문석 가족을 사기꾼으로 몰아가는 악의적인 보도 태도를 보이면서 대출 과정을 소상히 국민께 아뢰고 대응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대부업체 동원도,딸 사업자 대출도 사실로

양 후보는 2020년 11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137㎡(약 41평)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매수금 31억2,000만 원 중 딸 명의의 대출 11억 원이 동원된 사실이 최근 드러나 논란이 됐다. 특히 양 후보 딸은 2021년 4월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사업자 대출방식으로 11억 원을 빌렸고, 같은 날 양 후보 배우자가 5개월 전 대부업체에서 빌린 채권최고액 7억5,400만 원의 근저당권이 말소된 사실이 드러났다. 대부업체 고리 대출을 동원한 뒤, 이후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은행권 사업자대출로 갈아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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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양 후보는 “아파트 마지막 잔금 6억 원 가량을 치러야 하는데, 빌려주기로 한 친척이 사정이 생겨, 급히 부동산중개업소에 문의한 결과 한 대부업체를 소개해 줬다”며 ”이때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이 6억 3,000만 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주한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너무 높은 이자 때문에 고민하다가 부동산중개업소에 이자율이 좀 낮은 금융기관이 없을까, 하고 문의했다”며 “부동산중개업소 측에서 소개해 준 곳이 대구의 어느 새마을금고였다”고 했다.


"피해 본 주체가 없다" 사기대출 부인

이어 “새마을금고 측에서 ‘양문석과 아내는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태라며 딸이 성인이니 딸 명의로 (대출을)실행하고, 사업자금 명목으로 대출을 받아서 대부업체와 지인들에게 빌린 돈을 갚으면 어떻겠냐’고 했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 측에서 먼저 사업자 대출 상품 이용을 권장했다는 얘기다. 새마을금고 측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묻자, “업계 관행이니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양 후보는 사기대출이란 용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기대출이라 함은 사기를 당해 피해를 입은 사람이나 기관이 있어야 한다”며 “의도적으로 대출기관을 속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가족이 받은 대출은, 돈을 빌려주는 새마을금고에서 방법을 제안해서 이루어진 대출”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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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의 현장조사를 환영하고, 사기대출 의혹을 제기한 매체를 고소하겠다며 으름장도 놨다. 그는 “보도에 따르면 4월 1일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현장검사를 한다는데, 기꺼이 환영한다”며 “우리 가족은 새마을금고에서 고객 비밀을 누설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다. 이 또한 명명백백하게 밝혀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가족은 이 대출을 ’사기대출‘로 보도한 조선일보를 고소하려고 한다”며 10여일 남은 4·10 총선에서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