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29일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이 무산된 것을 두고 "기존 사업의 차질 없는 운영에 집중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OCI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좋은 결과로 보답받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날 열린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그룹 통합에 반대해 온 창업주의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제안한 이사진 후보 5인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반면 통합을 주도한 송명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 사측 후보 6인은 찬성표 과반 미달로 선임되지 못했다. 사측 후보에는 송 회장을 비롯해 장녀 임주현 부회장과 이 회장도 포함됐다. 장·차남 측의 완승이 알려지자 OCI홀딩스는 즉각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고 알렸다.
이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OCI홀딩스는 회사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다각도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며 주주들과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이 불발된 이후에도 국내외 다른 바이오 기업 등과 협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이날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나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고려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회사만 볼 것이 아니고 해외에도 좋은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는 한미약품그룹 측 인사인 임 부회장과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도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전날 한미사이언스 주총 이후 두 사람이 후보에서 물러남에 따라 폐기됐다. 그 외 이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주당 3,300원 현금 배당 등 안건은 모두 원안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