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통합 불발' 이우현 OCI 회장 "주주들에 송구…국내외 다른 제약사 시너지 고려"

입력
2024.03.29 16:30
OCI 정기 주주총회 개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추진 박차"
이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주당 3,300원 배당 가결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29일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이 무산된 것을 두고 "기존 사업의 차질 없는 운영에 집중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OCI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좋은 결과로 보답받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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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날 열린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그룹 통합에 반대해 온 창업주의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제안한 이사진 후보 5인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반면 통합을 주도한 송명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 사측 후보 6인은 찬성표 과반 미달로 선임되지 못했다. 사측 후보에는 송 회장을 비롯해 장녀 임주현 부회장과 이 회장도 포함됐다. 장·차남 측의 완승이 알려지자 OCI홀딩스는 즉각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고 알렸다.

이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OCI홀딩스는 회사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다각도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며 주주들과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이 불발된 이후에도 국내외 다른 바이오 기업 등과 협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이날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나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고려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회사만 볼 것이 아니고 해외에도 좋은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는 한미약품그룹 측 인사인 임 부회장과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도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전날 한미사이언스 주총 이후 두 사람이 후보에서 물러남에 따라 폐기됐다. 그 외 이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주당 3,300원 현금 배당 등 안건은 모두 원안 가결됐다.

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