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오바마·클린턴' 하룻밤에 2500만 달러 쓸어 담아… '쩐의 전쟁' 밀리는 트럼프

입력
2024.03.29 15:30
바이든, 오바마·클린턴 지원사격에 역대급 모금
줄소송에 '현금 부족' 트럼프, 뉴욕 경찰 조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모금 행사에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총출동했다. 이날 하룻밤 행사에서 무려 2,500만 달러(약 337억 원)를 쓸어 담았다. 막대한 소송 비용을 대느라 허덕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쩐의 전쟁'서 따돌리는 모습이다.

전·현직 3인 총출동 '흥행 성공'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오바마·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의 모금 행사에 참석, 본격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들 전·현직 대통령 3명이 뉴욕에서 한데 모인 건 2021년 9·11 테러 20주년 기념식 이후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 토크쇼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의 사회로 3인의 현장토론도 이뤄졌다.

후원금 2,500만 달러 이상을 긁어모은 이날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바이든 캠프에 따르면 이 중 3분의 1 이상은 온라인에서 이뤄진 200달러(약 27만 원) 이하 소액 기부였다. "역대 가장 성공적인 단일 정치 모금 행사"였다고 자평할 정도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주머니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날 모금액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월 한 달간 모금한 2,100만 달러(약 283억 원)보다 더 많았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줄소송을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소송비용을 선거자금에서 빼다 쓰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보유한 현금은 9,750만 달러(약 1,312억 원)인 반면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4,480만 달러(약 603억 원)로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바이든 캠프는 한껏 고무됐다. 올봄 TV·다지털 광고에만 3,000만 달러(약 404억 원)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제프리 카젠버그 바이든 대선캠프 공동의장은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이날 행사는 엄청난 힘의 과시이자 바이든을 재선시키려는 모멘텀의 반영"이라고 반겼다. 특히 "상대 후보와는 달리 우리가 모금하는 모든 돈은 이번 선거를 결정할 유권자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의식했나… 나란히 뉴욕 찾은 트럼프, 경찰 조문

3명의 전·현직 대통령과 싸우게 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뉴욕에서 경쟁적으로 유세에 나섰다. 교통단속 중 사망한 뉴욕 경찰 조너선 딜러의 장례식에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강조했다. 줄곧 바이든 대통령의 나약함을 비판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모금 행사를 의식한 행보라고 AP는 분석했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행사를 거론하며 "오늘 밤 이후 그들은 우리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을 완전히 말살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기부를 독려하는 이메일을 지지자들에게 보냈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권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