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ADHD 어린이 환자가 3만7,609명, 청소년 환자가 5만3,652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30%, 29% 증가했다. 전체 ADHD 환자의 65%에 달했다.
소아청소년 ADHD 치료는 ADHD가 어린이에게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뇌 질환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ADHD는 주의 산만·충동성·과잉 행동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7세부터 12세 이전까지 증상이 나타난다.
수업 시간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기 어려워하고, 집중해 듣지 않다가 딴소리한다거나 다른 사람 물건을 함부로 만지는 것 등이 대표적인 행동이다. 주위를 살피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이러한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ADHD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가족력·유전적 요인 등과 연관된 뇌 발달을 늦추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충동 조절·반응 억제·실행 능력 등을 주관하는 대뇌 전두엽 발달 지연이 ADHD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두엽은 뇌 기관 중 가장 늦게까지 발달하는데 어린이 때 나타난 ADHD 증상은 나이가 들면서 호전되기도 한다.
조아랑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는 뇌의 기능적 질환으로, 부모가 양육을 잘못해 발생하는 질환은 아니다”라며 “부모나 교사, 교육 환경 문제 등으로 별 문제없이 지내던 자녀가 ADHD가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조 교수는 “정신만 제대로 차리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병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위험하다”고 했다.
ADHD가 의심되면 우선 약물 치료를 시작한다. 약물 치료는 입맛 저하, 오심, 구토 등 일시적 불편감을 초래할 수 있다. 부모들이 이를 불안해하지만 일시적인 불편감 외에는 별다른 심각한 부작용이나 성장 지연 등 부작용이 보고된 적은 없다.
약물 치료와 함께 자녀의 상태에 맞는 양육 방향을 제시하는 ‘부모 교육’ ‘사회 기술 훈련’ ‘학습 치료’ 등과 같은 인지 행동 치료도 병행한다.
산만한 자녀는 부모가 격려하며 함께 숙제나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문제되는 행동이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또래 어린이보다 짧은 시간에 무언가 해 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칭찬하면서 자녀가 기쁜 마음으로 노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증상이 호전되는 정도도 크다.
조아랑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ADHD가 ‘뇌 질환’이라는 올바른 인식이 자리 잡는 것”이라며 “자녀가 도움이 필요하면 병원에서 진단·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했다.
ADHD 환자 치료 시 치료 약과 항우울제를 함께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신윤미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박래웅 의료정보학교실 교수(김청수 연구원, 이동윤 전문의) 연구팀은 대규모 환자 빅데이터를 통해 청소년 ADHD 치료 약물(메틸페니데이트)과 청소년에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항우울제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병용에 관한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전 국민 ADHD 코호트(동일 집단) 33만 명 중 선별한 9,663명을 2017~ 2020년 ADHD 치료 약물 메틸페니데이트 단독 사용군과 메틸페니데이트와 SSRI 병용 사용군 두 그룹으로 나눠 신경정신학적, 심혈관 및 기타 부작용 발생 위험을 확인했다.
그 결과 두 그룹간 주요 신경정신학적 부작용, 심혈관·기타 부작용 위험성에서 모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신경정신학적 부작용은 정신증, 조증(躁症ㆍ갑자기 기분이 좋아짐), 틱(Tic)장애, 자살 경향 등을 말한다. 심혈관 부작용은 고혈압ㆍ부정맥 등을, 기타 부작용은 외상, 위장장애 등의 발생 위험이다.
의료계는 청소년 ADHD의 경우 흔히 동반하는 여러 신경정신학적 장애를 함께 진단 및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동반 질환이 바로 우울장애다. ADHD와 우울 장애가 동반되면 청소년 학습 능력이나 사회적 기능에 더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