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주(駐)중국 한국대사의 부하 직원에 대한 '갑질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정 대사 주재국인 중국 측 매체도 이번 논란에 관심을 나타냈다.
중국 관영 환구망은 28일 "주중 한국대사가 부하 직원들을 힘들게 했다는 이유로 신고를 당한 사실이 폭로됐다"며 "한국 외교부가 조사에 나섰다"고 한국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정 대사가 이번뿐 아니라 이전에도 직원들에게 비슷한 언행을 했다"는 국내 보도들을 소개하며 "정 대사는 윤석열 정부의 첫 주중 대사이자, 윤석열 대통령과 (충암)고등학교 동창"이라고도 소개했다.
환구망은 환구시보의 온라인판 매체다. 정부 입장을 대변해 온 중국의 대표적인 관영 매체 중 하나다. 중국 수도 베이징의 유력 일간인 신경보도 이날 비슷한 내용의 보도를 내보냈다.
앞서 주중 대사관의 주재관 A씨는 이달 초 정 대사의 비위 행위를 외교부에 공식 신고한 것으로 한국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A씨는 폭언 등 정 대사의 '갑질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는 A씨가 제기한 의혹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등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정 대사는 "해당 보도 내용은 일방의 주장만을 기초로 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날 오후 한국 특파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그는 이같이 밝히고, "사실 관계 조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하는 바, 현 단계에서 (갑질 의혹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삼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또한 "관련자의 명예가 걸린 바 추측 보도 자제를 요청한다"고도 밝혔다.
본보는 앞서 정 대사의 비위 의혹 취재 과정에서 정 대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정 대사 본인과 주중 대사관 측에 수차례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외교부는 "철저한 조사"를 강조했다. 임수석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외교부는 (비위) 관련 사안이 인지되면 철저히 조사한 후 원칙에 따라 한 점 의혹 없이 처리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도 동일한 원칙에 따라 철저히 조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