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바로 보기 | 8부작 | 18세 이상
데이비드 베니오프와 대니얼 와이스는 할리우드 유명 프로듀서다. 각본과 각색 작업으로 명성이 더 높다.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는 이들 머리와 손에서 비롯됐다. 숱한 인물들이 방대한 이야기를 펼쳐내는 원작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를 압축적이면서도 조리 있게 화면에서 풀어냈다. 베니오프와 와이스는 2019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맺었다. 넷플릭스는 ‘왕좌의 게임’이라는 신화를 쓴 이들을 붙잡기 위해 2억 달러(약 2,700억 원)가량을 쥐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삼체’는 베니오프와 와이스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내놓은 첫 결과물이다.
세계 과학계에 기현상이 벌어진다. 각 나라 입자가속기들이 이상한 실험 결과를 내놓는다. 관련 연구자들은 혼란스러워한다. 노벨상 후보군에 속했던 과학자들이 괴이한 방식으로 숨지기도 한다. 나노기술 과학자 오기(에이사 곤살레스)에게도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옥스퍼드대 스승이었던 베라(베데트 림)가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더니 오기의 눈에만 기이한 숫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기의 대학 동창인 진(제스 홍)과 잭(존 브래들리)도 별스런 일을 겪는다. 진은 베라의 어머니 예원제(로절린드 차오)를 위로 방문했다가 가상현실(VR)기기 같은 이상한 물건을 받는다. 잭에게도 같은 기기가 배달된다. 진과 잭은 기기를 통해 의문스러운 광신도 집단과 마주하게 된다.
드라마는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과거는 젊은 예원제의 사연에 집중한다. 예원제는 1960년대 중국에서 촉망받는 물리학도였다. 문화혁명의 광풍이 그의 가족을 덮친다. 예원제는 오지에서 육체노동에 시달리다 비밀기지에서 비밀스런 일을 하게 된다. 인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한 예원제는 지구를 위협할 일을 저지른다.
중국 유명 SF 작가 류츠신(劉慈欣)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소설은 중국에서만 300만 부 넘게 팔렸고, ‘SF계 노벨문학상’이라 불리는 휴고상을 받았다. 소설 속 인물 대다수는 중국인이고, 중국을 주요 배경으로 하나 드라마는 중국색을 탈색했다. 영국 런던이 주요 공간이고 다양한 인종이 등장한다.
삼체(三體)는 외계인을 지칭한다. 광신도 집단이 만든 표현이다. 외계인이 세 개의 태양 주변을 도는 행성에서 문명을 발전시킨 존재라서다. 삼체는 400년 뒤 지구 침공을 확언한다. 외계인과 맞서 싸울 준비를 하자는 이들이 있고 지레 자포자기하는 사람도 있다. 먼 훗날 일을 왜 걱정하냐는 의견도 있다.
드라마는 외계인 침공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문명은 무엇을 위해 발전한 것일까. 과학의 쓸모는 무엇일까.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베라가 죽기 전 “신을 믿느냐”고 하는 말은 이 드라마의 근원적인 물음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