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28일 오전 4시를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민들이 출근길 혼란을 겪고 있다. 서울시가 파업 종료 때까지 지하철을 증회하고, 25개 자치구에 무료 셔틀버스도 도입하기로 했지만 역부족이다. 이날 파업에 돌입한 버스는 서울 시내버스 7,382대 중 97.6%인 7,210대에 달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실시간 운행 버스'가 한 대도 없다는 시민들의 증언이 쏟아졌다. 집을 나선 시민들은 "버스 파업인 줄 모르고 한참 기다리다가 택시 불렀다", "아예 버스가 안 다니면 출근은 어떻게 하냐"며 하소연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모씨(40)는 "평소 버스를 타고 잠실까지 나와 지하철 2호선으로 갈아타고 출근해야 하는데 버스가 한 대도 오지 않아 막막했다"며 "버스가 없으면 비역세권 주민들은 대안이 없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지하철역도 만원이었다. 이날 오전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출근한 김모씨(33)는 "원래 버스를 타는데 파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이용했다"며 "강남으로 출근하는데 지하철에 사람들이 몰려 불편했다"고 말했다. 홍은동에 사는 이모씨(45)도 "비도 오고 파업도 겹쳐 지하철이 만원이었다"며 "회사에 가려면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야 하는데 사람이 많아 시간이 평소보다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SNS에도 "비까지 와서 출근 지하철 최악이다", "택시가 40분째 안 온다", "택시 애플리케이션별로 불러도 못 잡았다"는 등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특히 중·고등학생은 등굣길 불편도 컸다. 이날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시행을 앞둔 고등학생들은 버스정류장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 걸어가면 한 시간 반 거리인데 무슨 수로 가냐", "지하철이 너무 멀어서 택시 기다리는데 큰일 났다"며 안절부절못했다. 파업에 대비해 등교 시간보다 훨씬 일찍 택시를 타고 학교에 갔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날 새벽 서울 시내버스 노사 간 임금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파업 소식을 모르고 나온 시민들의 불만도 쏟아졌다. 관악구에 사는 한모씨(23)는 "파업하는 줄 알았다면 대비를 했을 텐데 오전에 버스정류장에 나와 보니 정말 버스가 한 대도 오지 않아 당황했다"며 "대책도 없이 운행을 중단하는 게 말이 되나"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주부 김모씨(68)도 이날 병원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다 택시를 급하게 불렀다. "알림 문자 수신을 제한해 놔서 새벽 뉴스를 보고 알았다"거나 "(알림) 문자를 보고도 버스가 절반 정도는 다닐 줄 알았다"는 시민들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