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데뷔전에 나서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골드글러버’ 김하성(샌디에이고)이 메이저리그(MLB) 본토 개막 첫 경기부터 맞대결을 펼친다.
이달 20,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개막시리즈(1승1패)를 치른 MLB는 29일(한국시간) 전국 15개 구장에서 6개월간의 대장정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한국팬들의 관심은 프로야구 키움의 선후배인 이정후와 김하성의 타격 대결에 쏠린다. 시범경기에서 물 오른 타격감을 선보인 이들은 29일 오전 5시 10분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리는 4연전 첫 경기부터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 모두에게 의미가 큰 시즌이다. 우선 이정후는 빅리그 적응을 넘어 신인상에 도전한다. 지난겨울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이정후는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에 보강된 자원 중 최고 기대주로 꼽힌다. 그는 MLB닷컴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내셔널리그 타격왕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일각에서는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두고 경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이정후는 시범경기 13경기에 나서 타율 0.343 1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1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그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첫 경기부터 1번 중견수로 출전해 팀 공격의 첨병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예비 자유계약선수(FA)’ 김하성 역시 시장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시즌이다. 가치를 입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골드글러브 2연속 수상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탁월한 내야수비를 선보이며 한국 선수 최초로 MLB 골드글러버(유틸리티 부문)가 됐다. 올해 유격수로 포지션을 옮긴 만큼, 지난해만큼의 안정된 수비만 선보여도 그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타격감까지 이어간다면 금상첨화다. 비록 서울시리즈에서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김하성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23 1홈런 6타점 OPS 0.905를 기록했다. 그는 올 시즌 5번 유격수로 중용될 전망이다.
이정후와 김하성의 소속팀은 올 시즌 총 13번 격돌한다. 샌디에이고 4연전이 끝나면 4월 6∼8일 샌프란시스코에서 3연전을 벌인다. 이후에는 9월 7∼9일(샌디에이고), 같은 달 14∼16일(샌프란시스코) 만난다.
우승후보 1순위는 단연 LA 다저스다. 다저스는 비시즌 중 오타니 쇼헤이와 일본프로야구 최초 ‘3연속 투수 4관왕(승리·승률·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인 야마모토에 무려 10억 달러를 투자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또 타일러 글래스노우, 무키 베츠 등의 스타들도 건재해 투타 양면에 빈틈이 없다.
다만 오타니는 최근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도박사건 후폭풍으로 서울시리즈 복귀 후 3경기 무안타로 침묵했고, 야마모토는 시범경기와 서울시리즈에서 난타당하며 명성에 못 미치는 기록을 남겼다. 향후 이들의 활약에 따라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여부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MLB닷컴은 다저스(서부)와 함께 애틀랜타(동부)와 시카고 컵스(중부)를 내셔널리그 각 지구 우승후보로 꼽았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지난해 ‘정규시즌 101승’을 기록한 볼티모어(동부)를 비롯해 디트로이트(중부)와 휴스턴(서부)이 지구 타이틀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