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역 조건이 9개월 연속 개선됐다. 반도체 수출금액 상승률이 6년 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영향이 크다.
27일 한국은행이 낸 '2024년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달러 기준 수출금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오른 124.24(2015=100)로 집계됐다. 운송장비, 제1차금속제품 등의 수출금액이 줄었으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액이 1년 전 대비 35.9% 급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65.3% 증가했는데 이는 2017년 12월(67.3%)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율도 51.8%로 2012년 6월(53.5%) 이후 11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수입금액지수는 13.5% 내린 133.33으로 전월(-8.0%) 대비 하락폭을 키웠다. 기계 및 장비 등의 수입액이 증가했으나 화학제품과 제1차금속제품 가격이 22.4%, 18.4%씩 내렸다. 유성욱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2차전지 수요 둔화로 수입물량과 금액이 감소했다. 1차금속제품은 전방산업이 크게 좋지 않아 수입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이 지난해 대비 약세를 지속하면서 광산품 수입가도 19.4% 내렸다.
계약시점 기준이 아닌, 통관기준 수출가격 변동폭은 마이너스(-)0.1%, 수입가격은 -4.2%다. 이처럼 수출보다 수입가격이 더 크게 내리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87.19)는 전년 동월 대비 4.3% 상승했다. 유 팀장은 "반도체 수출가격 상승으로 (전체) 수출가격 하락폭이 축소됐다"고 부연했다. 순상품교역지수는 지난해 6월부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