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가르쳐 주겠다며 외국인 노동자에게 접근해 성관계를 맺은 후 돈을 요구하고 성폭행 당한 것처럼 경찰에 허위 신고까지 한 6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4단독 정인영 부장판사는 무고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스토킹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2022년 11월 경남 양산의 한 마트에서 우연히 만난 방글라데시 국적 40대 남성 B씨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겠다”며 집으로 초대했다. 여러 차례 한국어를 공부하며 친해진 두 사람은 2023년 1월 성관계를 갖게 됐다. 이후 A씨는 “월급을 본국으로 보내지 말고 나에게 달라”며 매일 자신의 집으로 올 것을 요구했다. 이에 B씨는 “연락하지 말라”며 거부했다.
화가 난 A씨는 B씨가 자신의 돈을 갚지 않은 것처럼 꾸며 사기죄로 고소했다. 피해 조사 과정에선 거짓말을 더 부풀려 “B씨가 모자와 복면을 쓰고 집에 들어와 현금 등 1,350만 원 상당을 빼앗아 갔다”고 진술하고, “강간했다” “택시와 지하철에서 추행했다”며 추가 고소했다. 그러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시간에 B씨가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돼 A씨는 무고로 법정에 서는 처지가 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2,495회에 걸쳐 B씨에게 문자메시지 등을 보낸 혐의(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도 함께 재판받았다.
정 부장판사는 “이번 범행으로 체류자격 유지나 연장 등 문제로 사회적 지위가 불안정한 외국인 노동자가 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일상에도 상당한 지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고인에게 정신질환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이전에도 무고죄로 3차례나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