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알려준다며 외국인에 접근… "성폭행 당했다" 허위 신고

입력
2024.03.27 10:42
무고·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징역 1년
성관계 후 "돈 달라" 거절 당하자 범행

한국어를 가르쳐 주겠다며 외국인 노동자에게 접근해 성관계를 맺은 후 돈을 요구하고 성폭행 당한 것처럼 경찰에 허위 신고까지 한 6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4단독 정인영 부장판사는 무고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스토킹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2022년 11월 경남 양산의 한 마트에서 우연히 만난 방글라데시 국적 40대 남성 B씨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겠다”며 집으로 초대했다. 여러 차례 한국어를 공부하며 친해진 두 사람은 2023년 1월 성관계를 갖게 됐다. 이후 A씨는 “월급을 본국으로 보내지 말고 나에게 달라”며 매일 자신의 집으로 올 것을 요구했다. 이에 B씨는 “연락하지 말라”며 거부했다.

화가 난 A씨는 B씨가 자신의 돈을 갚지 않은 것처럼 꾸며 사기죄로 고소했다. 피해 조사 과정에선 거짓말을 더 부풀려 “B씨가 모자와 복면을 쓰고 집에 들어와 현금 등 1,350만 원 상당을 빼앗아 갔다”고 진술하고, “강간했다” “택시와 지하철에서 추행했다”며 추가 고소했다. 그러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시간에 B씨가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돼 A씨는 무고로 법정에 서는 처지가 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2,495회에 걸쳐 B씨에게 문자메시지 등을 보낸 혐의(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도 함께 재판받았다.

정 부장판사는 “이번 범행으로 체류자격 유지나 연장 등 문제로 사회적 지위가 불안정한 외국인 노동자가 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일상에도 상당한 지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고인에게 정신질환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이전에도 무고죄로 3차례나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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