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2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만하고 교만한 태도를 취해 문제가 되면 공천 취소라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낙관론에 강한 경계령을 내린 것이다.
이 대표는 26일 밤 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의 최대 목표는 민주당 독자적으로 151석을 하는 것인데, 그게 만만치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거부권을 거부하는' 수준(범야권 200석)의 대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본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표는 "지지율이 좀 올라가는 것 같으니까 일부에서 과도한 기대나 쓸데없는 오만한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며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해야 한다. 한 표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에 공문을 보내 절대 그런 교만한 태도를 취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며 "민주당의 1차 목표는 원내 1당이 되는 것, 최대 목표는 151석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후보들은 그런 소리를 하는 경우가 없는데, 일각에서 과도한 기대를 갖는 것은 위험스럽고 걱정스럽다"며 "역대 선거에서 잘되는 것 같으면 공연히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역결집’을 부르고 역풍을 불러 판세가 확 뒤집어진다. 이적행위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말 낮은 자세로, '우리가 독자적으로 과반을 하지 못하면 나라가 큰일 난다.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정말 큰일이 난다'는 생각으로 겸손하게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후보등록 후 세종갑 후보였던 이영선 변호사 공천을 취소한 데 대해 이 대표는 "민주당 의석이 한 석 없어지는 게 아니고, 국민의힘으로 한 석 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두 석 가치가 있어 망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시대교체’를 해보겠다고 내홍을 겪으며 개혁공천을 했는데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포기할 것은 포기한 뒤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이 후보보다 훨씬 더한 사람들을 다 공천하고도 버티고 있는데, 우리는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대해서는 "그분 얘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 의료 전문가입니까.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장·차관 하고 총리는 뭐 하고 느닷없이 여당 대표한테 부탁을 했다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지난 17일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과 만남 이후, 의정갈등 중재자로 나선 것을 빗댄 발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