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규모 채용과 투자 계획을 알렸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말까지 3년 동안 국내에서 8만 명을 새로 뽑고 68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룹 관계자는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되는 빅 블러(Big Blur) 시대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올해도 좋은 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래 경쟁력 강화 계획을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은 2026년까지 8만 명을 직접 뽑을 계획이다. 이로 인한 국내 부품산업 추가 고용 유발 등을 고려하면 국내 일자리 창출 효과는 19만8,000명을 웃돌 것으로 이 그룹 측은 예상했다. 건설과 철강 등 다른 산업까지 포함하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현대차 그룹은 덧붙였다.
세부적으로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미래 신사업 추진에 4만4,000명을, 사업 확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2만3,000명을 새로 뽑는다. 고령 인력 1만3,000명도 재고용한다.
투자 규모도 역대 가장 큰 규모인 68조 원이다. 연평균 투자 규모는 약 22조7,000억 원으로 2023년 투자한 17조5,000억 원과 비교해 30% 늘었다고 현대차 그룹은 설명했다. 이는 연구·개발(R&D)에 31조1,000억 원, 전기차(EV) 전용 공장 등의 경상 투자에 35조3,000억 원, 전략투자에 1조6,000억 원을 각각 집행한다. 전략 투자 금액은 모빌리티와 소프트웨어(SW), 자율주행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쓰인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지으려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와 채용 계획도 자세히 공개했다. 그룹 측은 내년에 인허가 절차가 끝나면 GBC 프로젝트에서만 2026년까지 4조6,000억 원의 투자와 9,200명의 채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GBC 프로젝트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삼성동 부지에 GBC를 55층 2개 동과 문화·편의시설을 위한 저층 4개 동 등 모두 6개 동으로 나눠 지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내용의 GBC 설계 변경 제안서를 2월 초 서울시에 냈고 현재 시가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원래 초고층 타워를 지으려던 것을 50층대 건물들로 분산배치하면서 줄인 투자비를 첨단 모빌리티 기술 접목 등에 투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건물에는 탄소 저감 친환경 신기술, 도심항공교통(UAM),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로보틱스 등이 적용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 대규모 고용 창출과 집중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