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이른바 '이종섭 대사 도피 출국 사건'을 고리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맹공을 가하고 있다. 이 대사의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의 정점에 윤 대통령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일종의 협공이다. 일각에서는 야권 일부가 거론하는 '총선 200석 압승→윤 대통령 탄핵 추진' 시나리오의 불쏘시개이자, 총선 이후까지 이어질 '정권 비판'의 강력한 촉매제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포문은 역시나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가 열었다. 윤 정부와 연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그답게, 이 대사 사건에 대해서도 전면에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실제 조 대표는 25일 본보와 인터뷰에서도 "이종섭 사건에 대통령실 개입이 확인된다면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종섭 장관이 원래 수사팀의 보고대로 결재를 해놓고 대통령실에서 전화를 받고 뒤바꿨다는 것"이 이 대사 관련 의혹의 핵심으로 "그 지시를 한 사람이 대통령과 관련 있음이 확인된다면 (분명한) 탄핵 사유"라는 것이다. 조 대표와 조국혁신당은 이 같은 판단하에 22대 국회 개원 시 민주당과 손잡고 국정조사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기까지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쏟아내는 공세도 만만치가 않다. 이 대표는 26일 강성 야권 방송인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종섭 사건은 이종섭에 한정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워터게이트를 넘어서는 국기문란사건, 헌정문란행위"라고 규정했다.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사임을 촉발한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더 심각하게 의혹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으로 '국기·헌정 문란' 등 사용한 표현들의 수위도 높았다.
이 대표는 또한 "국가권력을 범죄에 체계적 조직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국가최고책임자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나온 정황들이 그걸 가리키고 있지 않느냐"고 윤 대통령을 정조준하기도 했다. 이어 "총선 결과에 따라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며 사실상 국정조사 등 조 대표와의 협공을 예고했다. 실제 민주당은 채상병 사망 사건 및 수사 외압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고자 이미 추진 중인 국정조사와 특검법에 더해 이 대사의 출국 과정 전반을 밝히는 목적의 별도의 특검 법안을 당론 발의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