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네이버의 정기 주주총회에선 장기화되고 있는 주가 부진에 대한 주주들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최수연 대표 체제에서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네이버에 '주가 띄우기'가 새로운 숙제로 떠오른 셈이다.
네이버는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제2사옥 1784에서 제25회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임기 3년 차를 맞이한 최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된 콘텐츠와 커머스(상거래) 고도화 전략으로 기업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이용자 소비 행태에 맞춘 AI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관련 이용자 관측을 실시하고 있다"며 "통합 검색과 네이버 앱 개편을 통해 발견형 콘텐츠에 맞는 신규 서비스를 출시해 이용자 체류 시간이 실질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전체 매출 9조6,706억 원, 영업이익 1조4,888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하지만 네이버의 '성장 전략'에 의문을 갖는 주주가 많았다. 최 대표가 지난해 주총에서도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책 마련을 약속했으나 주가가 전날 기준 18만8,800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17% 이상 하락했기 때문이다. 2년 전 최 대표가 취임하던 당시 주가(30만 원대)와 비교하면 하락세가 더 가파르다. 이에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시장의 평가는 냉정한데 네이버에 혁신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 플랫폼 공습으로 국내 커머스 산업이 위기가 아니냐" 등의 우려를 쏟아냈다.
최 대표는 주가 하락을 두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주주들을 달랬다. 이어 그는 "혁신이 죽은 것 같다거나 안일해 보인다는 지적을 새겨듣고 치열하게 고민한 것이 헛되지 않은 것임을 보여주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커머스 플랫폼으로 인한 '네이버 위기론'에 대해 선을 그었다. 최 대표는 "네이버 쇼핑은 근본적으로 광고를 중심으로 스마트스토어, 브랜드스토어 등 사업자들이 경쟁하고 마케팅 판매하는 모델이어서 알리나 쿠팡과 직접 비교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격 비교 플랫폼이라는 네이버의 특징을 고려했을 때 파트너가 늘어나는 건 긍정적 의미도 있어 위기만으로 보기보다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선임, 정관 변경의 건 등 상정된 6개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네이버 최대주주(지분율 9.30%)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변재상 사외이사 선임도 원안대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