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 채택에 반발해 미국에 보내기로 했던 정부 대표단 파견을 취소하자, 미국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이후 양국 간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대표단 방문은) 라파 지상 작전과 관련해 실행 가능한 대안을 놓고 충분한 대화를 위한 것"이라면서 "대표단이 워싱턴DC에 오지 않는 것은 이상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지상 작전과 그 대안 논의 등을 위해 정부 대표단을 파견해 달라는 미국 요청에 따라, 이번 주 대표단을 워싱턴DC로 보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에 반발, 이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날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170일 만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즉시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상임이사국 5개국 중 미국은 기권했다.
커비 보좌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리의 정책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인질 협상의 일환으로 휴전을 일관되게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하마스 규탄' 등 미국이 필수적이라 여기는 표현이 최종 결의안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결의안을 지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스라엘도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을 두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유엔 안보리 결의 직후 성명을 내고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것은 전쟁 내내 유지해온 (미국의) 입장과 배치된다"며 "미국의 기권은 국제사회의 압박을 통해 인질을 풀어주지 않고도 휴전이 허용된다는 희망을 하마스에 심어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