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발생한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 소행이라고 25일 밝혔다. 사건 발생 사흘 만이다. 다만 "테러를 누가 지시했느냐가 중요하다"며 '우크라이나 배후설'도 고수했다.
푸틴 대통령은 25일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테러 대책 회의를 열어 "우리는 이슬람 세계가 수세기 동안 이념적으로 싸워온 급진 이슬람주의자의 손에 의해 이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테러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의 분파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고 미국 등도 IS가 테러를 자행했다고 확인했지만, 러시아는 IS 소행임을 인정하는 대신 우크라이나가 테러 배후에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누가 그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고 있지만, 이제는 누가 그것을 명령했는지를 알고 싶다"며 우크라이나가 테러 배후에 있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테러리스트들이 왜 우크라이나로 도피하려고 했는지 등이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는 게 그 근거다. 앞서 러시아 당국은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가려던 테러리스트들을 체포했다고 전하면서 이들이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장은 '이번 테러가 면밀하게 계획되고 준비된 것으로 파악됐다'는 취지로 보고했다. 테러 사망자 수는 137명(24일 오후 기준)에서 139명(25일 오후 기준)으로 늘었다. 이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75명이다. 부상자는 182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