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테러'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경고음이 세계 각국에서 울리고 있다. 벌써부터 “다음 타깃은 오는 7월 예정된 프랑스 파리올림픽일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고, 프랑스 정부도 경계 태세를 최고 단계로 끌어올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은 24일(현지시간) 'IS 테러가 유럽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 섞인 전망도 내놓았다.
국제 사회는 올 초부터 IS 성장세를 주시하고 있었다. 2015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득세했던 IS는 2019년 사실상 궤멸됐지만,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였던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ISIS-K는 이란, 아프가니스탄, 중앙아시아 등 옛 ‘호라산’(Khorasan) 지역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극단주의자들을 흡수하는 식으로 세를 키웠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 1월 “ISIS-K가 최근 1년간 이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조직원을 모집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IS의 활동 반경이 동쪽으로 이동한 셈이다.
세력이 커지면서 ISIS-K의 테러도 더 대담해졌다.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183명 사망) △지난 1월 이란 카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4주기 추모식(84명 사망) △지난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라스노고르스크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133명 사망) 순으로 테러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NYT는 “최근 몇 년간 테러가 아프가니스탄과 중동을 넘어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짚었다.
안보 전문가들은 다음 타깃은 유럽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미 지난해 8월과 12월 독일에서 중앙아시아 국가 국적 ISIS-K 조직원이 각각 7명, 3명씩 체포될 정도로 ISIS-K가 유럽을 노린다는 징후도 뚜렷하다. 지난 1월에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ISIS-K 조직원이 테러에 성공해 시민 1명이 숨지기도 했다. NYT는 "유럽을 공격하려던 ISIS-K의 시도는 대부분 실패했지만 최근 학습이 늘어난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며 "올해 이란과 러시아 대규모 테러 이후 유럽 공격 시도를 두 배 이상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오는 7월 열리는 파리올림픽이 ISIS-K의 '제1 목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는 중동 등에 자국군을 주둔시켜 이슬람 극단주의를 억제하려는 현지 정부를 돕고 있는 데다가, 2015년에도 수도 파리에서 IS의 연쇄 테러가 벌어져 400명 넘는 사상자가 나온 경험이 있다. ISIS-K가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국제 행사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 역시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모스크바 테러를 계기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긴급 안보 회의를 소집했다"며 "ISIS-K의 위협을 고려해 보안 태세를 최고 단계로 격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