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1960년 미일안보조약 체결 이후 최대 규모의 안보 동맹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다음 달 1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미일 작전 계획과 훈련을 강화하기 위해 주일미군사령부를 개편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할 방침이다. 신문은 정통한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미군 태평양함대에 연결된 미군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창설해 대(對)일본 지원 구조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주일미군 업그레이드 방안 등도 세부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 FT는 “대만과의 충돌 상황 등을 포함한 중국발(發) 위협에 대응해 미일 간 군사 공조 및 작전 계획 수립을 좀 더 빈틈없이 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이 같은 검토에 나선 건 현행 조율 체계로는 유사시 신속한 대응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주일미군 규모는 현재 약 5만4,000명이지만 주일미군사령부는 주일미군 지위협정 운용 조율 등 제한적 역할만 담당할 뿐, 부대 운용·작전 지휘권은 6,200㎞나 떨어진 하와이 소재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있다. 양측의 시차도 19시간에 달한다. 이런 탓에 일본에서는 그동안 ‘지상에서의 긴밀한 조율을 위해 주일미군사령관을 지금의 3성 장군에서 4성 장군으로 높여 더 많은 작전 권한을 주자’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오리키 료이치 전 일본 자위대 통합막료장(합참의장)은 FT에 “미국이 일본 내 지휘구조를 강화하는 건 중국과 북한에 강력한 전략적 신호를 보내는 것이자, 억지력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을 지낸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석좌도 “부분적으로라도 미일 사령부를 같은 위치에 두는 건 미일 동맹을 한미 동맹의 ‘오늘 밤이라도 싸운다(Fight Tonight)’라는 구호에 더 가깝게 만들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