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모스크바 테러범들, 우크라와 접촉"… 사망자 115명으로 늘어

입력
2024.03.23 19:15
러 "범행 후 우크라 국경 넘으려 시도"
앞서 IS "우리가 공격했다" 배후 자처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과 방화 테러를 저지른 용의자들이 구금된 가운데, 정보당국은 이들이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공격이라고 밝힌 바 있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전날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직접 자동소총으로 무차별 총격을 저지른 용의자 4명을 포함해 테러에 연루된 11명을 검거했다.

FSB는 이들에 대해 "범행 후 차를 타고 도주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측과 관련 접촉을 했다"고 발표했다.

직접 테러를 감행한 용의자 4명은 모두 브랸스크 지역에서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러시아 하원(두마) 정보위원장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의원은 "러시아 당국이 이날 새벽 남동부 브랸스크 지역에서 차량 추격전 끝에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조사위원회도 테러에 직접 가담한 용의자 4명을 모두 브랸스크 지역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은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깝다.

힌시테인 의원은 용의자 추격 과정에서 경찰과 용의자들 사이에는 총격전이 벌어졌고, 차량에서는 마카로프 권총, AK-47 소총의 개량형인 AKM 돌격소총 탄창, 타지키스탄 여권 등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타지키스탄 외무부는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자국민 사건 연루에 관한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 북서부에 위치한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는 무장 괴한들에 의해 무차별 총격 테러와 방화로 추정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러시아 조사위원회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공격으로 최소 115명이 숨지고 146명이 부상을 입었다. 공격 이후 IS는 자신들이 테러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고, 미국 정부도 IS 소행이라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나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