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최대 의료 시설인 알시파 병원을 급습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대원 등 140명을 사살하고 수백 명을 체포했다고 21일(현지시간) 주장했다. 하마스가 이 병원에 잠복해 활동 거점으로 삼고 있다고 의심하는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민간인 사상자 우려에도 수일째 군사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군과 정보기관 신베트는 알시파 병원 작전 나흘째인 이날 성명을 통해 무장정파 하마스,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공작원 등 140여명을 사살하고 65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 중에는 하마스의 서안 본부 소속 고위 지휘관 3명, PIJ의 가자시티 정보 담당 지휘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18일 이른 아침 알시파 병원을 급습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 병원 지하에 지휘 본부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민간인들이 대거 머물고 있는 병원을 공격해선 안 된다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 지난해 10월 전쟁 개시 이후 최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이곳을 공격했다.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미국은 전날 가자지구 전쟁의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바 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강하게 비판하는 등, 동맹 미국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유럽연합(EU) 27개국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 첫날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지속 가능한 휴전을 유도하기 위한 즉각적인 인도적 교전 중단을 촉구했다. 작년 10월 7일 전쟁 이후 열린 EU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휴전'이란 단어가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정상들은 특히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라파 지상전에 착수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도 명시했다.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는 팔레스타인 민간인 140만 명이 몰려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은 이곳에 지상군 투입을 예고한 상태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 총리실은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이 인질 석방과 휴전 협상을 위해 카타르 도하를 다시 방문한다고 밝혔다. 미국, 카타르, 이집트의 중재에도 휴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을 맞은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최근 카타르 도하에서 협상을 재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