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돌풍에 호남 지지율 40%대까지… 이재명 "민주당이 1당 돼야"

입력
2024.03.2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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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등장에 호남 민심 '경고음'
한 달 반 만에 광주 찾아 지지층 결집
尹 정부, 부정선거 가능성도 언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텃밭 광주를 찾아 "더불어민주연합으로 담을 수 없는 부분은 조국혁신당으로 담되, 중요한 건 1당은 반드시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만든 비례정당은 민주연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지지율이 40%대까지 주저앉은 안방 호남에서 조국혁신당 상승세까지 거세지자, 주도권을 다잡기 위해 집토끼 결집을 호소한 것이다.

李 "매우 어려운 상황… 확실한 과반 만들어달라"

이 대표는 광주 전남대 후문 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과 모든 세력은 힘을 모아야 한다. 다만, 큰 범주에선 함께하되 민주당은 민주연합을 비례정당으로 함께 만들었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과 연대 가능성은 열어 놓았지만, 지지층이 조국혁신당으로 이동하는 현상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위기의식을 강조하면서 민주연합까지 포함한 확실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아직도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밀리지 않느냐"며 "민주당으로 확실한 과반을 만들어줘야 (정권을) 견딜 수 있다. 이 엄혹한 정치환경을 뚫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로 표를 분산할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이 대표의 이날 광주행은 조국혁신당의 상승세와 무관치 않다. 최근 이 대표는 한강 벨트와 같은 수도권 격전지나 충청 등 정권의 실정을 보여줄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유세를 돌았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이 등장하면서 민주당 호남 지지율이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면서, 안 그래도 신통치 않은 호남 민심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 표준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8%, 조국혁신당은 12%로 조사됐다. 3주 전만 하더라도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67%로, 올해 내내 50% 중반대~60%초반대를 유지해왔다. 다만, 이 대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동일선상에서 선택할 문제가 아니다"고 과다해석을 경계했다.

황상무 전 수석, 5·18 발언 겨냥 비판도

여권의 실책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를 거론한 이 대표는 "이 약속 저 약속을 마구 약속하고 다니던데 왜 평소에 안 하던 걸 선거 때 하고 다니냐. 이건 관권 선거가 아닌가. 부정 선거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권 선거까지 마구 하는 판에 앞으로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무슨 짓을 할지 알 수가 없다"며 "저는 3·15 부정 선거는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말 경각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 개입 망언을 한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나왔다. 이 대표는 국립5·18민주묘역을 참배한 뒤 취재진과 만나 "5·18 역사 자체를 부정하고 폭도로 매도하는 그 정신 나간 집단들, 반역 집단들을 반드시 심판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해당 조사는 한국갤럽 자체 조사로, 지난 12~14일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응답률 14.7%)으로 이뤄졌다.


광주= 우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