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이 20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천하람 변호사를 비례대표 2번에 배치했다. 애초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출마를 선언한 인사인데도 당 지지율이 저조하자 인지도를 감안해 비례대표 앞 순번에 배치했다.
개혁신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천관리위원회 비례대표 명단을 의결했다. 개혁신당은 당선이 유력한 1번엔 이주영 전 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교수를, 2번엔 천 변호사를 공천했다. 3번엔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를, 4번엔 필명 '봉달호'로 알려진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 곽대중 대변인을 배치했다. 5번 이재인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6번 이기인 전 경기도의원 등 순이다.
이달 15일 한국갤럽 여론조사(12~14일 조사·전화조사원 인터뷰(CATI)·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총선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에서 5% 지지를 받았다. 거대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이번 선거는 사실상 병립형과 다름없이 치러진다. 비례 46석을 득표율 100%로 분할하면, 2.17%당 비례대표 1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2, 3석이 개혁신당의 당선 가능권인 셈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천 변호사를 당선 유력 순번에 배치한 것에 대해 "천 변호사가 보여준 활동력과 선명한 개혁 성향에 대해 공관위원들이 높은 평가를 내렸다"며 "지금 상황에서 전략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길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례대표 순번을 두고 당내 잡음이 불거졌다. 김철근 사무총장, 김용남 정책위의장, 양정숙 의원 등이 비례대표를 신청했는데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페이스북에 "저는 여기까지다"라고 적었다.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양향자 원내대표 또한 "첨단과학기술인재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최고위에서 이의를 제기한 바가 없는 건 아니지만, 대승적으로 큰 틀에서 준용하는 게 옳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잘라 말했다.
개혁신당은 5번까지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 4번을 받은 곽 대변인이 2017년 '대한민국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김종인 사용설명서' 등 김종인 공관위원장을 '보물'에 빗대며 높게 평가하는 저서를 쓴 것을 두고 뒷말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개인적인 호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