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운전자가 고의로 차량을 돌진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하루 만에 3건이나 발생했다.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의 보복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홍콩 명보와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차량 사고로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했다. 랴오닝성 선양시에서는 이날 오전 26세의 남성이 검은색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 5명이 차에 치였다. 이 중 3명은 숨지고 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운전자 차량 안에는 '압축 가스 탱크'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명보는 "운전자가 가스탱크를 활용해 더 큰 인명 피해를 주려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오전 저장성 타이저우시의 한 대학생이 자신이 다니는 대학 캠퍼스 안에서 과속으로 차를 몰며 19명을 들이받았다. 3명이 사망했고 16명은 중상을 입었다.
수도 베이징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베이징 중심 지역인 동청구 도로에서 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이날 저녁 느닷없이 자전거 도로로 돌진했다. 이로 인해 자전거로 이동 중이었던 1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해당 도로를 봉쇄하고 행인 출입을 금지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치안 수준이 비교적 높은 중국에서 고의성 차량 돌진 사건이 하루 동안 3건이나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웨이보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생활고로 인해 사회적 보복 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반면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날 발생한 사건들을 대체로 짤막하게만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중국의 경제 침체로 많은 사람들이 절망감에 빠져 사회에 대한 보복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
앞서 10일에는 베이징에서 의문의 승용차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무실이 있는 베이징 중난하이 출입문으로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온라인을 통해 퍼진 사고 당시 영상에는 차량 운전자가 "살인범 공산당"이라고 외치는 소리도 담겨 있어 정치적 시위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