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질환 1위’ 잇몸병,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협심증·당뇨병 위험 높아진다

입력
2024.03.20 10:37
[헬스 프리즘] 최성민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치과 원장

매년 3월 20일은 세계치과의사연맹(World Dental Federation)이 구강 건강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정한 ‘세계 구강 보건의 날(World Oral Health Day)’이다. 또 매년 3월 24일은 대한치주과학회가 제정한 ‘잇몸의 날’이다. ‘삼(3)개월마다 잇(2)몸을 사(4)랑하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입속 세균에 의해 잇몸에 염증이 발생하는 ‘잇몸병(치주 질환·풍치)’은 국민 3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국민병’으로 자리 잡았다. 초기 염증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턱뼈가 녹아 없어지거나, 나중에는 치아가 흔들거리다 빠질 수 있기에 초기 치료·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1,800만 명이 잇몸병으로 병원을 찾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감기(1,200만 명) 환자를 제치고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 1위를 차지했다.

잇몸병 발병 주원인은 치태(齒苔·플라크)와 치석(齒石)이다. 식사를 하면 입속 세균이 침이나 음식과 섞여 치아에 끈끈하고 얇은 막(치태)이 만들어지는데, 제때 닦아내지 않으면 치태가 굳어져 치석이 된다.

또한 단 음식을 즐겨 먹으면 당 성분이 치아와 잇몸 틈에 서식하는 세균과 만나 치아 표면이 부식된다. 이 밖에 맵거나 짠 음식·술·담배·커피 등도 조심해야 한다. 이들 음식은 입 속을 건조하게 만들어 침 분비가 줄면서 입속 세균을 활성화해 잇몸 염증(치은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잇몸 염증이 연(軟)조직에만 나타나는 ‘치은염’이 생기면 잇몸이 빨갛게 되고 출혈도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염증이 심해져 잇몸이 붓거나 고름이 나고 잇몸뼈가 녹아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도 있다.

게다가 구강 내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은 혈류를 통해 다른 전신 질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전신 질환으로는 당뇨병·심혈관 질환·뇌졸중·치매·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꼽힌다. 실제로 잇몸병이 있으면 협심증 발병 위험이 1.18배, 당뇨병은 6배, 류마티스 관절염은 1.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치은염이 있으면 치석을 제거하고(스케일링) 칫솔질을 포함한 적절한 구강 위생 관리에 나서면 호전될 수 있다. 치은염 관리를 소홀히 해 치은염이 치조골까지 번진 ‘치주염’으로 악화하면 부위별로 집중적인 치석 제거와 잇몸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치은염·치주염 같은 잇몸병은 어느 정도 진행되기 전까지는 스스로 알아채기 어려워 식사 후나 잠자기 전 칫솔질·치실·치간 칫솔·워터픽 등으로 치태 침착과 세균 증식을 억제해야 한다. 특히 연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구강 검진을 받고 스케일링을 시행하면 치주 질환을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국가건강검진에서는 20세 이상 본인이 해당하는 연도에 구강 검진을 받을 수 있다. 구강 검진은 치아와 잇몸 건강을 체크하고, 충치·잇몸병 등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검진이다. 또한 잇몸병을 예방하기 위한 스케일링은 19세 이상이라면 연간 1회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기에 구강 검진 시 함께 받는 게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