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주거권 보장을 위한 총선 요구안을 발표했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이 쪽방촌을 배경으로 서민 공약을 남발하지만, 정작 당사자에게 필요한 정책은 없다는 비판이다.
동자동사랑방, 동자동공공주택사업추진주민모임, 홈리스행동 등 15개 단체가 모인 '2024홈리스주거팀'은 19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4·10 총선에서 거리, 쪽방 등 열악한 거처에서 생활하는 홈리스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공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회견에 참석한 쪽방촌 주민들은 가난한 이들을 병풍 삼는 구태 정치 척결을 강조했다. 백광헌 동자동공공주택사업추진 주민 모임 부위원장은 "여야 유력 정치인들은 총선, 대선 등 선거가 있을 때마다 우리의 삶터를 찾고 손 잡지만 정작 드러나는 건 그들의 얼굴과 목소리일 뿐"이라며 "더 이상 배경이길 거부하고 주권자로서 선언한다"고 말했다.
단체는 주거권을 보장하려면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업 발표 3년이 지났지만, 민간개발을 원하는 토지주들의 반발에 부닥쳐 '희망고문'만 됐다는 것이다.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임대주택 정책 개선도 바랐다. 정부가 집을 사들여 임대하는 '매입임대주택' 공급 물량은 물론, 거주기간도 더 늘려달라는 내용이다. 특히 올해는 매입임대주택 정책 시행 20년이 되는 해로 입주 기간이 만료된다.
단체는 총선 후보자들에게도 홈리스 주거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공약에 담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는 '임시주거비 지원사업'이 거리 생활자가 주거지를 구하는 유일한 방법인데, 지방자치단체 재량으로 운영되고 쪽방, 고시원 등 비적정 주거에 한정돼 제공되고 있다"면서 "비용이 아닌 사람 살기에 적정한 기준을 갖춘 주거를 직접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