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8일 한국에서 개막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 측 정부 인사가 참석한 것과 관련,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대만에서 탕펑(오드리 탕) 디지털 담당 정무위원(장관)이 화상회의 접속 형식으로 참가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신임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한국이 이른바 '민주주의 정상회의'라는 곳에 대만 당국자를 초청한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며 "세계는 하나의 중국만이 있으며 대만은 중국 영토에서 빠질 수 없는 일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 세력에 무대를 만들어주는 일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린 대변인은 강조했다. 대만 측 정부 인사를 이번 회의에 초청한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했다는 게 중국 주장이다.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를 주제로 이날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열린다. 2021년 미국 주최로 1차 회의가 열렸으며, 지난해 2차 회의는 미국 주도하에 한국·코스타리카·네덜란드·잠비아 등 4개국이 공동 주최하는 형식으로 개최됐다. 이번 3차 회의는 한국 단독 주최로 열린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1·2차 회의 당시 대만 측에서 탕 장관이 참석한 전례를 감안, 이번 3차 회의에도 탕 장관을 초청했다. 다만 한국 당국은 이번 회의 참석자 명단을 개회식 당일까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참석자 명단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던 1·2차 정상회의 전례를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나, 중국 측 반발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됐다.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렸던 2021년 첫 민주주의 정상회의 때는 탕 장관의 발표 화면이 끊기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당시 발표 화면 배경에 띄운 지도에는 중국과 대만이 다른 색깔로 표시돼 있었다.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을 우려한 주최국 미국이 의도적으로 화면 송출을 중단시켰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