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소속 ‘코리안 빅리거’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하성은 1,258일 만에 고척스카이돔에서 홈런 2방을 터트린 반면 고우석은 친정팀을 상대로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고개를 떨궜다.
LA다저스와의 MLB 개막 2연전을 위해 방한한 김하성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서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2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김하성은 첫 타석부터 빅리거의 위용을 과시했다. 2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 키움 시절 자신의 응원가를 들으며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상대 선발 임찬규의 시속 125.4㎞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그는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팀이 2-1로 앞선 6회초 1사 1루에 정우영의 시속 140.2㎞ 체인지업을 공략해 또 한 번 아치를 그렸다.
김하성은 8회초 좌익수 직선타로 아웃된 후 이날 타격을 마무리했지만, 전날 팀코리아(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전 1안타를 포함해 두 차례의 연습경기에서 8타수 3안타(2홈런) 4타점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반면 고우석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팀이 5-2로 앞선 9회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투런 홈런을 허용하는 등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첫 타자인 박해민에게 2구만에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잠실 빅보이’ 이재원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2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고우석은 세이브를 기록하고도 어두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미 5차례 시범경기에서 4.1이닝 1패 평균자책점 12.46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그는 친정팀을 상대로도 점수를 헌납하며 팀내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KBO리그 ‘디펜딩 챔피언’ LG의 오지환은 0-2로 뒤진 2회말 우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자존심을 세웠다. LG는 6회말 신민재의 2루 도루와 상대 포수 실책 등이 겹치며 2-4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7회초 무사 1·3루에서 터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적시타로 다시 격차를 벌리며 승리를 챙겼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다저스가 팀 코리아에 5-2로 승리했다. 다저스의 맥스 먼시가 1회말 2사 1·2루에 중전 안타를 쳐 선취점을 올렸다. 대표팀도 반격에 나섰다. 3회초 무사 2·3루에서 나온 윤동희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강백호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쳤고, 3루 주자 김혜성이 홈으로 쇄도해 2-1 역전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3회말 등판한 이의리가 3점을 헌납했고, 7회말 박영현이 크리스 테일러에게 솔로홈런까지 허용하며 경기를 내줬다.
비록 패했지만, 한국의 젊은 선수들은 빅리그 구단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세대교체의 전망을 밝게 했다. 곽빈은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신인드래프트 1·2순위’ 황준서와 김택연도 6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합작했다.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는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뜬공 2개와 땅볼 1개를 기록하며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전날 키움과의 경기에서도 안타를 생산하지 못한 오타니는 서울에서 열린 두 차례의 연습경기를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마무리했다.
연습경기를 마친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는 20일과 21일 같은 장소에서 MLB 개막 2연전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