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치매 아버지, 서울에서 실종"…SNS 호소 하루도 안 돼 인천서 구조

입력
2024.03.18 12:00
17일 엑스서 7만4,000번 공유
실종 이틀 만에 인천에서 발견


"한국 여행 중 치매를 앓는 아버지가 실종됐습니다."
17일 오전 엑스

한 일본인이 치매 증상이 있는 아버지가 한국에서 실종됐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움을 요청했다. 해당 글을 올린 당일 실종됐던 일본인은 이틀 만에 무사히 발견됐다.

일본인 A씨는 지난 17일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한국 여행 중이던 경증 치매를 앓는 아버지가 15일 서울 시청의 한 호텔에서 목격된 후 행방을 알 수 없게 됐다"며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아버지는 화장실에 가는 길에 실종돼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또 체력이 떨어져 지하 공간이나 바닥에 누워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어와 한국어로 작성된 A씨의 글은 삽시간에 온라인상에 퍼졌다. 양국 누리꾼은 A씨 아버지의 이름과 인상착의, A씨 연락처 등을 함께 공유하며 자신의 일처럼 걱정했다. 일본인 누리꾼들은 실종 글과 함께 한국어 번역체로 "서울 사는 한국분들은 한 번만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국내 누리꾼들도 "타국에서 가족이 없어지다니 억장이 무너지겠다", "다치지 않고 꼭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며 소식을 공유했다. A씨 아버지가 사라진 장소 인근을 직접 둘러보고 있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서울경찰청은 16일 A씨 아버지를 찾는다는 내용의 알림 문자를 보냈다. A씨가 글을 올린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해당 글은 엑스에서 7만4,000건 이상 공유됐다.

A씨는 실종 이틀 만에 아버지를 찾았다. A씨는 17일 밤 "조금 전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며 "인천 시내 길거리에 (아버지가) 주저앉아 있어 경찰이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글을) 퍼뜨려주신 여러분, 정보를 주신 여러분, 걱정해주신 여러분. 경찰에서 연락이 와서 (아버지를) 무사히 찾을 수 있었다. 깊이 감사드린다"며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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