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라파 공격 의사 재확인… "민간인 떠날 수 있게 하겠다"

입력
2024.03.18 08:57
숄츠 독일 총리 만나 라파 진격 강조
"이스라엘 약화하는 협상 못 받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공격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1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자국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을 너무 약하게 만드는 휴전 협정은 평화를 전진이 아닌 후진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두 정상은 라파 공격 및 휴전 협상 문제를 두고 입장 차이를 보였다. 숄츠 총리는 이날 “(라파에 몰린) 150만 명이 넘는 사람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느냐”며 이스라엘에 공격 보류를 촉구했다. 이어 “군사적 수단만으로는 테러를 물리칠 수 없다”며 임시 휴전을 하고 국제사회가 제안하는 ‘두 국가 해법’(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적 공존)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민간인들이 전장을 떠날 수 있게 하겠다”며 라파 진격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많은 사람을 그곳(라파)에 가둬둔 상태에서 (작전을) 진행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라파에 남아있는 테러리스트(하마스) 대대를 제거하는 목표는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고 주장했다. 휴전 협상 관련해서는 "이스라엘을 약화하고 적대적인 이웃(하마스)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없게 만드는 협상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날 두 정상이 나란히 서서 기자회견을 열고도 상이한 의견을 보였다는 점에서 서방과 이스라엘 간 의견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 교체를 촉구했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연설에 대해 “훌륭하다”고 평가하며 네타냐후 총리와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숄츠 총리는 이스라엘의 라파 진격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