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MBC 기자를 향해 이른바 '기자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하며 협박성 발언을 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경질을 촉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민정(초선·서울 광진을) 의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1988년 군사정권 비판 칼럼을 연재하던 당시 중앙경제 오홍근 기자가 아침 출근길에 군 정보사 요원들에 의해 회칼로 난자당해 중상을 입은 이른바 ‘정보사 테러 사건’을 가리킨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욕설 보도를 놓고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MBC를 상대로 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충격적인 협박"이라고 했다. KBS 기자 출신인 황 수석은 전날 MBC를 포함한 일부 언론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으라"라며 기자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해 논란이 됐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서도 "계속 해산시켜도 하룻밤 사이에 4, 5번이나 다시 뭉쳤는데 훈련받은 누군가가 있지 않고서야 일반 시민이 그렇게 조직될 수 없다"며 배후설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의원은 "황 수석은 뒤늦게 '농담'이라고 둘러댔지만, 농담으로라도 결코 입에 올릴 수 없는 망언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황 수석 망언은 한편으로는 평생 군사독재 및 족벌언론과 맞서 싸우고 지금은 고인이 된 오홍근 기자를 능욕하는 반역사적이고 몰지성적 발언"이라며 "황 수석은 MBC와 오홍근 기자 유가족에게 석고대죄하고 윤 대통령은 당장 황 수석을 경질하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도 이날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황 수석 논란에 대한 질문에 "발언의 맥락이나 경위를 모르겠다"면서도 "내용으로 보면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다른 야당들도 황 수석 비판에 가세했다. 녹색정의당은 "대통령실의 언론에 대한 명백한 살해협박"이라며 황 수석 사퇴를 촉구했고, 새로운미래도 "황 수석 망언은 윤 정부에서 민주주의와 언론환경이 군사독재 시절로 후퇴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즉시 황 수석을 해임하고 언론과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