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스타트업의 영업이익률 75% 비결

입력
2024.03.14 17:10

인력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 시프티가 지난해 실적을 14일 발표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연 매출 66억 원, 영업이익 약 5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의 약 34억 원 대비 96%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16억5,000만 원보다 3배 이상 뛰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무려 75%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이다. 70% 이상의 영업이익률은 게임업체들이 대박 인기 게임을 내놓았을 때 나오는 숫자다. 그렇지 못하면 게임업체들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기 힘들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71%다.

그만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시프티의 높은 영업이익률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 업체는 사명과 같은 '시프티'라는 이름의 인력관리 솔루션을 개발해 기업들에 제공한다. 기업들은 시프티를 이용해 직원들의 근태관리, 전자결재, 메시지 전달, 전자계약 등을 처리한다. 현재 약 30만 개 사업장이 시프티를 이용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고공비행하는 비결은 서비스 형태와 효과적인 기업 인수합병(M&A) 덕분이다. 이 업체는 시프티를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형태로 제공한다. SaaS는 고객사들이 인터넷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에 접속해 이용하기 때문에 따로 소프트웨어 설치를 위한 장비와 인력 등 구축 비용이 들지 않는다. 한마디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놓으면 그다음부터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매출이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이어진다.

인력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이 업체의 직원은 40명이다. 이들은 외부 영업도 거의 하지 않으며 전 직원이 재택근무한다. 사무실은 서울 신사동에 공유사무실 위워크를 이용하지만 대부분 집에서 근무해 운영비용도 적게 든다.

여기에 2022년 이 업체를 인수한 모회사 비즈니스온의 연계(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비즈니스온은 기업들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곳으로 국내 1위 업체다. 그렇다 보니 비즈니스온의 세금계산서 발행 솔루션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시프티의 인력관리 솔루션을 도입하기도 한다. 시프티 관계자는 "2020년 손익분기점에 도달했고 비즈니스온에 인수된 뒤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온도 시프티 인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날 비즈니스온도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 510억 원, 영업이익 163억 원으로 좋은 편이다. 특히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이처럼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서비스 형태, 모기업과 연계 효과를 제대로 본 시프티는 올해 실적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1월에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솔루션 도입 문의를 받았다"며 "상당수가 계약으로 이어지면 올해 영업이익률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