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폭로' 황의조 형수, 1심 징역 3년 실형 선고

입력
2024.03.14 11:20

불법촬영 영상을 유포하고 시동생을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의 형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박준석)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14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유명한 국가대표 축구선수인 피해자(황의조)의 성관련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할 경우 무분별하게 퍼질 것임을 알았을 텐데도 협박하고 끝내 게시해 각종 SNS를 통해 국내외로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결과를 초래해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고 질타했다.

이씨는 지난해 6월 본인을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황씨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및 성관계 영상을 SNS에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게시에 앞서 황씨에게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있다.

그간 인터넷 공유 해킹 등을 주장하던 이씨는 지난달 법원에 범행을 자백하는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태도에 진정성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수사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상당기간 범행을 부인하고 휴대폰을 초기화해 증거 조사를 방해한 점 등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다만 영상 속 상대 여성들에 대해서는 "신상을 특정하기 어렵다"면서, 이씨 범행의 피해자는 사실상 황의조 한 명뿐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황씨와 합의해 황씨가 선처를 구하고 있는 점, 그 동안 아무 전과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피해 여성 측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선고 직후 "피해자가 직접 들으러 왔다면 자신의 이야기가 온전히 빠져있는 상황에 마음 아파했을 것"이라고 유감을 표먕했다. 이어 "이씨가 영상에서 여성의 얼굴이 나오지 않게 편집한 게 어떻게 '배려'일 수 있냐"고 반문했다.

이씨가 전날 2,000만 원을 공탁한 것에 대해서도 "수령 거절 의사를 이미 제출했다"면서 "피해자는 여전히 '사라지고 싶을 만큼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다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