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 사후 27세 나이에 권력을 이어받아 집권 13년째를 맞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은 “통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고모부인 장성택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에 대한 숙청 등 공포정치와 잦은 인사로 군부를 장악해 집권 초반 권력을 다졌다. 천 전 수석은 "내부적으로 도전 세력이라 할 만한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일종의 비상조직인 국방위원회를 통해 선군정치를 한 부친과 달리 당 중심체제로 외형적으로 정상국가화했다는 게 천 전 수석 평가다. 노동당대회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등 공산국가의 전통적인 의사결정 시스템과 법을 통한 통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 노선도 5년마다 개최되는 당대회를 통해 정하고 당중앙위원회와 정치국 상무위원을 통해 운영한다. 당중앙군사위원회가 군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한다. 이러한 정상국가 시스템을 갖춘 것만 해도 상당한 성과로 봤다.
법에 의한 통치 시도도 선대에 비해 두드러진 점이다. 입법 활동도 굉장히 많아졌다. 과거엔 김일성, 김정일 교시로 이루어졌지만 최고인민회의에서 분야별로 전문법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천 전 수석은 “스위스 유학 경험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걸로 보인다”며 “김정은만큼 선진국들이 운영하는 시스템을 아는 사람이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북한 내부의 문제를 드러내는 스타일도 선대와 다른 김정은의 특색이다. 김정은은 2021년 2월 노동당 대회에서 5년 전 추진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대해 "거의 모든 부문에서 목표에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실패를 인정했다. 최근 지역균형 발전 전략인 '지방발전 20×10 정책'과 관련해선 현대식 지방공업공장 건설 첫 삽을 뜨면서 "이제야 이걸 시작하는지 자괴감이 들어 송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남한의 영상물 등의 반입, 유포 행위를 처벌하는 반동사상문화 배격법이나 평양문화어보호법 제정은 북한주민의 사상 이완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체제의 지속성과 생존에 대한 김정은의 고민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김정은 체제 들어 경제정책이 죄다 실패한 점도 영향을 미치는 걸로 봤다. 천 전 수석은 “무기개발 외에 보여준 게 없다”면서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통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