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은 국민의힘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 보장되는 보수의 아성이다. 19대 총선(2012년) 때 새누리당이 27석 전석을, 20대(2016년)에는 25석 중 새누리당이 21석을 차지했다. 보수정당이 참패한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25석 중 미래통합당이 24석을 차지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목표는 TK 25석(대구 12석, 경북 13석) 석권이다. 14일 오후 현재 21개 선거구 공천을 확정했다. 야권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대부분 자체 후보를 확정했고 일부 지역구에서 새진보연합, 진보당과 선거연합을 통해 후보를 내보낸다. 주요 선거구의 대진표가 거의 확정된 가운데 이번 총선은 어느 때보다 '조용한 선거'로 치러질 것이라는 게 지역의 분위기다. 현역의원 교체도 4명에 불과한 데다 대구 출마가 예상됐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수도권에 출마로 선회했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처럼 중량감 있는 야권후보도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관심사는 친박계의 부활이다. 이번 총선에서 달서구갑이 대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거구가 된 이유다. 국민의힘이 진통 끝에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하면서 민주당 권택흥 예비후보와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후광효과로 공천권을 거머쥔 터라 친박계의 부활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중구남구에서는 박 전 대통령 형사재판 변호인단이었던 도태우 변호사가 현역 임병헌 의원을 꺾고 공천권을 거머쥐었지만, '5·18 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에 이어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부적절하게 비난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국민의힘은 진통 끝에 14일 밤 늦게 공천을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TK 최다선 의원에 도전하는 수성구갑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6선이 되면 당내 최다선이기 때문에 국회의장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의원은 강민구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과 맞붙는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달성군선거구 추경호 의원과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달서구을 윤재옥 의원, 3선인 서구의 김상훈 의원도 무난히 공천을 받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경북에서는 ‘용산’ 출신으로는 임종득(영주영양봉화)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2차장과 조지연(경산) 대통령실 행정관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다. ‘친박 좌장’ 격인 최경환 전 부총리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산시선거구는 ‘용핵관’인 조지연 행정관과의 경쟁으로 사실상 TK의 유일한 격전지로 분류된다. 최 전 의원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6차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다. 경산에서 초중고 및 영남대를 나온 조 전 행정관은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윤두현 현 의원의 불출마로 어렵지 않게 공천을 받았다. 그는 “유영하 후보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며 ‘박심’을 앞세워 최 전 부총리에 맞선다. 국민의힘의 TK 전석 석권 여부는 경산시의 결과에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천시ᆞ청도군에서는 국민의힘이 재선의 이만희 의원을 단수공천한 데 반발, 탈당한 2명이 김장주 예비후보로 단일화해 뛰고 있는 점이 변수다. 포항 북구 선거구에는 김정재 현 국회의원이 3선에 도전하고 오중기 민주당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국민의힘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컷오프된 이재원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