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아동 76% "기후위기로 불안감 느낀다"

입력
2024.03.12 12:30
환경재단, 취약계층 5~18세 101명 설문조사
이상기후로 주거환경 악화 응답도 75% 달해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의 76.3%가 기후위기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한파나 벌레 증가 등의 변화를 보다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환경재단이 12일 발표한 ‘기후위기 취약계층 아동 주거환경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4.1%가 기후위기에 대해 듣거나 실제로 느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4일까지 저소득 가구 101곳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만 5~12세 65명과 만 13~18세 37명이 참여했다.

응답자의 88.1%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장마, 폭염 등 기후위기와 관련돼 있다고 답했다. 특히 기후위기로 집이 변화된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19.8%가 ‘매우 그렇다’, 54.5%가 ‘그렇다’고 답했다. 저소득 가구에서 자라는 미성년자의 4분의 3이 이상기후로 주거환경 악화를 겪은 셈이다.

기후위기 때문에 경험한 변화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폭염과 한파를 겪었다는 답변이 59.4%(60명)로 가장 많았다. 이상 기온에 벌레가 많아졌다는 응답률은 33.7%(34명), 여름 폭우로 집에 빗물이 들어오거나 곰팡이가 많아졌다는 응답률은 27.7%(28명)였다. 이들은 기후위기 극복에 필요한 지원으로 현금지원(37.6%), 제습기 등 물품 지원(32.7%), 방역 및 청소 지원(16.8%)을 주로 꼽았다.

기후 변화에 주거환경이 악화되면서 응답자의 76.3%는 불안감이나 무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두려움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24.8%)도 전체의 4분의 1에 달했다. 94.1%는 기후위기로 미래가 걱정된다고 답했다. 어른들이 기후위기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해 56.4%는 그렇다고 답했지만, 노력이 부족하다는 응답도 43.6%에 달했다.

환경재단은 “이번 조사에서 기후위기로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다양한 지원이 시급하다는 걸 확인했다”며 “기후재난에 직면한 아이들이 겪는 불평등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지원 캠페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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