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레슬러 출신 배우 존 시나가 알몸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등장해 화제다.
10일(현지시간) 시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 시상자로 나섰다. 그는 수상자 이름이 적힌 대형 봉투로 하체의 일부만 가린 채 무대에 등장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는 50년 전인 197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데이비드 니멘이라는 남성이 수상자 호명 때 발가벗고 무대에 난입했던 사건을 연출한 것이다. 10일 시상식 사회자인 지미 키멜은 “충격적인 순간의 50주년”이라며 “1974년 46회 시상식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호명되는 순간 한 남성이 발가벗고 무대를 가로질렀다. 벌거벗은 남성이 무대를 가로지른다면 정말 놀랍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마음이 바뀌었다, (알몸으로 등장)하고 싶지 않다"면서 무대 뒤에서 망설이던 시나에게 키멜은 “발가벗고 레슬링도 하면서 왜 그러느냐”라며 다그쳤고, 시나는 "이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남자의 몸은 웃음거리가 아니다"라며 수상자 이름이 적힌 종이가 담긴 봉투로 이른바 '주요 부위'만 가리고 슬리퍼를 신은 채 무대에 올랐다.
수상 후보작을 보여주는 영상 이후 시나는 고대 로마풍의 황금색 의상으로 등장해 의상상 수상자를 호명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게 어쩌면 의상이 아닐까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의상상은 영화 ‘가여운 것들’이 수상했다.
미국 프로레슬링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 월드 챔피언에 16회 오르며 역대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시나는 이후 배우로 데뷔해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최근 개봉한 ‘아가일’ 등에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