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5개월 간 '전국노래자랑'을 이끈 김신영의 하차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김신영의 KBS1 '전국노래자랑' 하차가 공표됐다. 2022년 6월 '국민 MC' 송해가 영면에 들면서 '전국노래자랑'의 진행 자리가 공석이 됐다. 이후 1980년 이후 최초로 여성 MC가 발탁됐다. 바로 김신영이다. 이 덕분에 KBS는 파격과 혁신적이라는 호평과 박수를 받았다. 당시 KBS는 김신영 발탁을 두고 데뷔 20년차의 베테랑 희극인이라는 점과 대중과 함께 하는 무대 경험이 풍부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진행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성실함도 기용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KBS도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김신영의 각오를 전했고 선후배 코미디언들도 입을 모아 김신영의 행보를 응원했다. 34년 만에 나타난 '전국노래자랑' 새 MC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화제성으로 직결됐다. 2022년 굿데이터 TV화제성 비드라마 순위에서 '전국노래자랑'은 2위를 차지했으며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9.2%를 기록했다. 세대 대통합을 기대하는 KBS의 야심이 효과를 본 순간이었다.
그러나 "몸이 부서지도록 뛰겠다"라는 포부가 무색하게 김신영의 진행은 빠르게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달 4일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하차 소식이 급히 알려진 것이다. 소속사 씨제스 스튜디오는 공식입장을 통해 소속사는 "김신영이 하차 통보를 받았다. 제작진 역시 MC 교체 통보를 받고 당황해 연락이 왔다"라고 전했다. '전국노래자랑' 방송에 임한 지 1년 5개월 만에 하차하게 된 김신영을 두고 많은 의혹이 오갔다. 후임은 코미디언 남희석이 낙점됐으며 오는 31일 남희석의 녹화분이 방송을 탄다.
이후 KBS는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시청률 하락과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MC를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하차를 반대하는 청원이 천 명의 동의를 얻으면서 KBS의 공표를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KBS는 가장 먼저 가시적인 성적을 이유로 댔다. 김신영이 '전국노래자랑'을 맡은 기간인 1년 5개월 간 평균 시청률이 4.9%로 집계됐고 전화 및 이메일로 약 600건의 불만이 접수됐다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KBS는 "상당수의 시청자들이 MC 교체를 원했다"라고 표현하면서 프로그램의 특성과 주 시청자층을 고려한 MC 선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전국노래자랑' 화제성 증가와 달리 시청률이 하락하면서 경쟁력 또한 낮아졌다고 밝히며 민심을 달래기에 나섰다. 다만 일각에서는 KBS의 일방적 하차 통보를 두고 정치적 성향, 또 성별의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KBS의 입장문은 일부 시청자들의 의구심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이 강하지만 남희석을 경쟁력 있는 MC로 분석했다는 의미도 강하다. '전국노래자랑'이 앞으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남희석을 기용했다는 해명이지만 여전히 의혹들은 줄을 잇는 중이다.
현재 급성 후두염으로 라디오 생방송에 불참 중인 김신영은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입장이다. 씨제스 스튜디오 관계자는 본지에 "현재 김신영이 약을 복용하고 주사를 맞은 상태로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오는 9일 진행되는 마지막 녹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상투혼까지 예상되고 있지만 김신영 본인의 녹화 참여 의지가 강하다는 후문이다.
KBS는 과연 남희석으로 기대했던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남희석의 진행 능력, 국민적 호감 등이 시청률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