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전공의 중심의 병원 인력 구조에 변화를 주겠다고 밝혔다. 그 방안으로 진료지원 간호사(PA)를 적극 활용해 의료공백을 메우고, 의료전달체계도 개편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정부의 복귀명령에 불응한 전공의들의 집단 행동을 겨냥한 조치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의사에 대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병원 운영구조를 반드시 바로잡고 개혁해야 한다"며 "전문의 중심의 인력 구조로 바꿔나가는 한편 숙련된 진료지원 간호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근본적인 의료전달체계 개편도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PA 간호사 활용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진료지원 간호사 시범사업을 통해 이분들을 전공의 업무 공백을 메우고 법적으로 확실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보의와 군의관을 기존에 소속됐던 병원을 중심으로 투입하고, 병원이 필수과목 전문의와 간호사를 신규 채용할 수 있게 인건비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빅5' 병원에 대해선 "중증 진료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고 경증 환자에 대한 보상은 줄이겠다"며 "이를 통해 그동안 왜곡된 상태로 방치된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는 의료계 주장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현장의 혼란이 역설적으로 의사 수 부족을 입증하고 있다"며 "비상 의료 체계를 가동해야만 하는 현실이 얼마나 비정상적이냐"고 지적했다. 건강보험이 처음 도입된 1977년 이래 국내총생산(GDP)은 116배, 국민 의료비는 511배 증가했지만 이 기간 의사 수(면허)는 7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통계도 인용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의 강경 대응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데 집중했다. 중대본 회의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의사에 대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윤 대통령은, 앞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서도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불법적인 집단행동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의사들의 법적 책임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헌법과 법률은 국가와 의사에게 아주 강한 공적 책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국가는 국민 보건을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고, 의사는 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가 의사에게 면허를 부여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일"이라며 "정부의 조치는 의사들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책무와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제2차 늘봄학교 범부처 지원본부 회의도 주재하며 개학 첫 주의 늘봄학교 진행 상황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사정이 달라 늘봄학교 준비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장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부족한 점을 보완해 국가돌봄체계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