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올해 초에 발표한 경영 메시지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분석한 결과, 기업 절반이 지난해보다 올해 경제 상황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DX)과 AI 기술 발전을 "위기이자 기회"라고 여겼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시가총액 100대 상장기업 중 언론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2024년 경영 메시지(신년사, 임직원 증언, 시무식 인사말 등)를 낸 47곳을 챗GPT로 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먼저 챗GPT에 '경영 메시지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올해 경제 전망을 분석해 달라'고 지시한 결과, 조사 대상의 49%가 올해 경제가 지난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는 답이 나왔다. 모르겠다 또는 긍정적이라는 기업은 각각 25.5%에 그쳤다.
'DX와 AI 확산에 대한 우리 기업의 입장'을 묻자 "기회이자 리스크 요인"으로 여긴다는 답변이 나왔다. 기업들은 자사에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 △고물가, 고환율, 고유가 △DX와 AI 도입 지체가 경영 위험 요소로 작용할 거라고 예상했다. 반면 △AI 적시 도입 △탄소중립 △글로벌 시장 확장이 이뤄진다면 기회가 될 거라고 봤다. 업종별로 분석해보니 반도체 기업은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를 기회 요인으로, 공급망 불확실성을 위험 요인으로 봤다. 이차전지 업체는 '전고체 배터리'로 대표되는 신기술 개발을 기회 요인으로 여겼다. 반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위축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이번 보고서는 대한상의가 챗GPT를 활용한 첫 사례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이미 해외에서는 챗GPT 등 대형언어모델(LLM) AI를 경제, 금융 등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최고 경영자의 메시지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AI를 통해 경제 분석에 활용한다면 숫자 기반 통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