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기대감에 국제 금 선물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가상자산 비트코인은 원화 마켓에서 연일 최고점을 갈아 치우며 개당 1억 원 진입을 눈앞에 뒀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6% 오른 온스당 2,126.30달러로, 1974년 이후 사상 처음 온스당 2,100달러를 넘어섰다. 1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으로 최고가를 갈아 치운 것이다. 5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g당 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1.99% 오른 9만810원에 마감해 처음 9만 원을 넘어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하반기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금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통상 금은 달러로 거래하는데, 연준의 금리 인하 예고로 달러 가치에 대한 하방 압력이 커지자 대체 자산인 금 수요가 급격히 커지는 모습이다. 중국 등 각국 중앙은행이 금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다.
비트코인 가격도 치솟고 있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10시 52분쯤 9,700만 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1억 원까지 300만 원만 남겨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사상 최고점을 넘겼다. 미 동부 기준 5일 오전 10시 5분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 대비 4.06% 상승한 6만9,115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6만9,000달러를 돌파한 건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2021년 11월에 세웠던 역대 최고가 6만8,990달러를 2년4개월 만에 경신한 것이다.
비트코인 랠리의 배경으로도 ‘금리’가 꼽힌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접어들면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이란 기대가 강세장을 이끌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더해 1월 미국 규제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4월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 등도 호재 요인으로 거론된다.
시장은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6월로 점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과 미국 고용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6일 하원, 7일 상원에 차례로 출석해 통화정책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8일 발표되는 비농업 부문 고용 보고서도 금리 인하 기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