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울어요" 푸바오 마지막 나들이에 눈물 흘린 팬들…위로하던 사육사 끝내 '울컥'

입력
2024.03.04 13:20
강철원·송영관 사육사 인사하다 눈물 보여
"잘 돌볼 테니 걱정 마시라" 관람객 위로

국내 최초 자연번식으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일반인에게 마지막으로 공개된 3일 '푸바오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가 아쉬워하는 관람객들 앞에서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에버랜드 네이버 카페 '주토피아'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4월 중국으로 떠나는 푸바오를 마지막으로 만난 관람객들이 올린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강 사육사는 에버랜드 판다월드 운영 시간이 끝난 뒤에도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관람객들에게 직접 나와 인사하며 위로를 건넸다.

그는 아쉬워하는 관람객들을 향해 "집에 안 가고 뭐 해요? 집에 빨리 가야지"라며 "이제 그만 울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푸바오 잘 관리해서 (중국에) 잘 갈 수 있도록 돌보겠다. 우리 푸바오가 잘하고 있는지 소식 전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며 "나중에 30일 후에 또 울어야 하지 않나. 오늘은 그만 울고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가시라"고 위로했다.

강 사육사는 "루이바오와 후이바오(푸바오의 쌍둥이 동생) 보러 안 오실 건가"라며 "우리 그때 또 만나면 된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면서 "저도 오늘 아침 루이, 후이한테 '아이고, 너희가 있어서 천만다행이다'라고 했다"고 말하던 중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울음을 참던 그는 이내 관람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그만 울고 집으로 돌아가세요. 다음에 또 만나요"라고 인사한 뒤 발걸음을 돌렸다.

'푸바오 작은 할아버지' 송영관 사육사도 관람객들과 인사를 나누다가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송 사육사는 "여러분이 저보다 조금 더 빨리 푸바오와의 이별을 하시는데, 그 모습이 아마 한 달 뒤에 제가 느낄 감정이 될 수 있어서 오늘은 제가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며 "잘 참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다 잠시 눈시울이 붉어지자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삼켰다.

관람객들은 두 사육사가 눈물을 보이자 함께 울먹이며 "울지 마세요", "감사합니다"라며 서로를 위로했다. 송 사육사는 "가족이 성장하고 멀리 떠나도 잊히지 않지 않느냐"며 "푸바오와 3.5년을 함께 했지만 앞으로 35년 동안 (남을) 좋은 추억을 우리에게 새겨줬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푸바오에게 "푸바오라는 아기 판다를 만난 건 나에게 참 기적 같은 일이었단다.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푸바오는 한달 간 판다월드 내실에서 비공개로 건강 및 검역 관리, 이송 케이지 사전 적응 훈련 등을 받을 예정이다. 준비를 마치면 4월 3일 중국 쓰촨성 소재 '자이언트 판다 보전연구센터'로 옮겨져 생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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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