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이재명, 당 장악하려 친문 제거···날 경쟁자로 봐"

입력
2024.03.04 11:46
"친문 일부 공천? 대표적 인물 배제"
"이번 주 중 탈당 여부 결단"


공천 배제가 확정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컷오프를 두고 "이재명 대표가 저를 다음 전당대회 최대의 경쟁자로 보고 있다"며 이 대표가 당을 장악하기 위해 친문재인(친문) 세력을 고의적으로 공천에서 배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언주 전 의원은 윤석열 정권 탄생에 가장 앞장섰고 문재인 정부나 민주당을 얼마나 공격했냐"며 "이런 분들까지 다 받아들이면서 저를 배제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됐다"고 밝혔다.

그는 '당 지도부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자신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냐'는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제가 원내대표를 했는데, 검찰개혁을 위한 공수처나 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앞장서서 해서 문 대통령과 가까운 친문 핵심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다"며 "이 대표가 이번에 친문 세력을 제거해야 당을 완전히 장악하는 데 도움 되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대표적인 저를 겨냥해 완전히 공천에서 배제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에 재직한 윤건영 의원이나 장관을 지낸 진선미 의원 등 일부 친문 의원들이 공천된 점에 대해서는 "전국 253개 선거구 중 (민주당) 지역구가 163석인데, 그걸 보면 (친문 의원이) 일부 있다"면서도 "구심점이 될 만한 홍영표는 당에서 나가달라는 기획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당대표 경선에서 송영길 전 대표와 경선해서 0.59%포인트로 패배했는데, 제가 돈봉투 사건의 최대 피해자"라며 "당 주변에서 저를 8월 전당대회에서의 유력한 당대표 후보 중 하나라고 이야기해왔는데, (이 대표가) 8월 전당대회에서 저를 최대의 경쟁자로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탈당 여부에 대해서는 "정치하면서 탈당이라는 걸 단 한 번도 생각을 해보지 았았는데, 제가 막다른 골목으로 몰려와 지금 민주당의 현실에 대해 정말 비통한 심정"이라면서도 "한국이 지금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것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있어야 되지 않나 그 고민 사이에서 이번 주 중에는 결단을 내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처럼 출마 없이 당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개인적인 상황이 있기 때문에 제 나름의 판단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결단을 할 때 저를 4선까지 만들어준 지역구 구민이나 함께 제대로 된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는 분들과 이야기해서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고 답했다.

또 "민주당을 살리고 새로운 대안과 비전을 만들어내는 그런 정당을 만들면 좋은데 시간이 없지 않냐"며 "새로운미래와도 당연히 이야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