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된 여야 공천... 인적 쇄신 없이 분란과 잡음만

입력
2024.03.0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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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의 후보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여야는 모두 '쇄신·혁신'을 기치로 내세웠으나 결과는 무척 실망스럽다. 각 당 주류와 현역의원 등에 유리한 기득권 공천에 따른 잡음으로 인적 쇄신 약속은 헛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재명 대표의 '사천 논란'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에선 공천 심사 전후 탈당한 현역의원이 9명에 이른다.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을 시사한 홍영표 의원을 더하면 탈당 인사는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비명 의원 자리에 이 대표 영입인사 등 친명을 배치하면서 '이재명 방탄용' 공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의원 등 공천에서 배제된 의원들이 새로운미래와 연대를 모색하면서 원심력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정작 이를 수습해야 할 이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은 그제 인천 계양을과 경기 시흥을에 단수공천을 받았다. 당 일각의 불출마 또는 2선 후퇴론을 비웃기나 하듯, 공천을 주도한 친명 지도부는 모두 공천장을 받은 셈이다.

국민의힘 공천 잡음도 오십보백보다.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할 뿐이다. 장일 전 서울 노원을 당협위원장은 어제 공천심사 결과에 반발해 당사 앞에서 이틀째 분신을 시도했다. 경기 고양정에 단수 추천됐다가 취소된 김현아 전 의원도 반발하고 있다. 그는 자신과 같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받는 현역의원에 대한 단수 추천은 유지하면서 자신만 배제했다며 지도부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제 영남에서 초선 3명이 경선 탈락했고 5선 김영선 의원이 공천 배제됐지만 '현역·친윤 불패' 기류 전환에는 역부족이다. 인요한 혁신위가 요구했던 윤핵관 불출마 역시 장제원 의원 1명에 그치고 있다.

여야 공천이 용두사미가 되는 것은 기득권에 연연한 탓이 크다. 민생과 국가 미래를 챙길 인재 발굴보다 당권 등 눈앞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지도부의 계산이 공천에 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의 이러한 행태에 대한 심판은 국민의 몫이다. 후보와 정책을 꼼꼼히 살펴 소신껏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