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뇌에 이미 칩 심었는데... 미국 FDA "뉴럴링크 동물실험서 문제 발견"

입력
2024.03.0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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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기록 보관, 품질 관리 등에 문제"
"임상시험 전 조사했어야" 지적 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수년 전 실시한 동물 실험에서 기록 보관 등과 관련한 문제점을 발견한 것으로 29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뉴럴링크가 사람의 뇌에 칩을 이식하는 수술을 끝낸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와 직접적 연결성은 없다 해도 '과거의 동물 대상 실험'에 미비점이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FDA의 보고서를 인용해 "검사관들이 뉴럴링크의 캘리포니아주(州) 동물 연구 시설에서 기록 보관과 품질 관리 문제를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FDA 검사관들은 지난해 6월 열흘에 걸쳐 연구 시설 현장 조사를 했다. 뉴럴링크는 이 시설에서 그간 원숭이 등 동물 수백 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7년 설립한 이 회사는 사지마비 환자 등이 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FDA는 뉴럴링크가 연구에 사용한 일부 기기의 교정(측정 결과를 표준과 비교해 보정하는 것) 기록을 누락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한다. 또 품질 보증 담당자가 연구 보고서에 서명하지 않거나, 표준 운영 절차에서 벗어난 사항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점 등도 잡아냈다. 다만 로이터는 "(드러난 문제가) 심각하긴 하나, FDA가 즉각적 조치를 취해야 할 만큼 중대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뉴럴링크의 임상시험 전에 이 같은 조사를 실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럴링크는 지난해 FDA로부터 사람 뇌에 칩을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승인받았고, 올해 1월 28일 첫 환자에게 이식 수술을 했다. 전직 FDA 직원인 빅터 크라우타머는 "FDA가 임상시험 승인 전에 조사를 하는 게 합리적이었을 것"이라며 "(뉴럴링크가) 임상시험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기본적 요건을 위반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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