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의 핵심 주제는 인공지능(AI)의 응용이었다. 한국의 이동통신사들 역시 AI를 중심으로 새 짝꿍들과 활발히 협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렸다. SK텔레콤은 떠오르는 해외 유명 AI 스타트업과 손잡고 국내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AI 비서' 서비스를 강화했고 KT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생성형 AI·클라우드 사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SK텔레콤은 28일(현지시간) MWC 전시장에서 'AI 핀'을 출시 준비하고 있는 스타트업 '휴메인'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휴메인의 AI 핀은 온디바이스(내장형) AI를 넣은 옷핀 모양의 AI 기기다. 자체 화면이 없고 옷에 달린 기기가 화면을 손바닥에 투사하는 '미니 프로젝터' 형태라 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한국의 SK네트웍스와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비롯해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등도 휴메인에 투자했다. 이번 MWC에서는 SKT와 퀄컴의 전시장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는데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휴메인 관계자와 만나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MOU에 따라 SKT는 AI 핀의 한국 출시를 위해 통신 네트워크 및 요금제, 유통망 제공을 검토한다. 반대로 휴메인은 AI 핀에 SK텔레콤의 AI 비서 '에이닷'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휴메인은 SK텔레콤에 이어 일본의 소프트뱅크와도 일본 진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며 세계 여러 나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SKT는 AI 검색 엔진을 개발한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와도 MOU를 체결했다.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인 퍼플렉시티는 검색 결과로 웹사이트 주소를 제시하는 대신 질문에 직접 답하는 문장을 작성하고 검색 결과를 근거 자료를 제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AI 챗봇 특유의 거짓된 내용을 사실처럼 서술하는 '환각 현상'이 비교적 덜 일어나는 서비스로 알려지며 각광을 받고 있다. 퍼플렉시티 투자자 가운데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엔비디아 등이 있다.
SKT와 퍼플렉시티의 업무협약에 따라 SKT 가입자들은 유료 구독 서비스인 '퍼플렉시티 프로'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퍼플렉시티 프로는 오픈AI의 GPT-4 등 최신 AI 모델을 사용할 수 있어 검색 결과의 품질이 좀 더 높다. 두 회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생성형 검색 엔진을 만드는 데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KT도 이날 AWS와 손잡고 생성형 AI와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T는 이번 협약을 통해 기업 또는 공공 고객을 위한 폐쇄형 맞춤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서비스를 AWS의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제공하며 고객사도 AWS를 통해 비교적 간편하게 KT의 네트워크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또 3월부터 KT의 교권보호 애플리케이션 '랑톡'과 함께 제공할 기능 'AI 통화리포트'는 아마존의 생성형 AI '베드록'을 바탕으로 한다. AI 통화리포트는 교사가 학생·학부모와 통화할 때 대화를 녹음하고 AI로 분석해 요약정리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KT 관계자는 "두 회사는 앞으로도 기업 간 거래(B2B) 산업 현장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