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다음 달 3일 열리는 의사들의 대규모 집회에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집회 신고 범위에서 벗어나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등 불법행위가 발견되면 신속하게 해산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은 29일 윤희근 청장 주재로 3·1절 연휴 서울 도심에서 예정된 대규모 집회에 대비한 상황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특히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내달 3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하기로 한 '전국 총궐기대회' 대응책이 집중 논의됐다.
의협은 총궐기대회를 역대 최대 규모로 준비하고 있다. 개원의를 비롯한 전공의, 의대생 등 전국의 의사들이 대거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최 측 참여 예상 인원만 2만5,000명에 이른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궐기대회에 나오지 않으면 의사는 평생 정부의 노예" 등 과격한 표현까지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여의도 대회는 최근 집회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의협의 권위를 떨어뜨려 내부 분열을 조장하고 있지만 궐기대회를 통해 의사들의 열기와 분노를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휴에는 보수단체 집회 등도 예정돼 있다. 3·1절 당일 자유통일당과 한국교회보수연합 등 보수단체들이 주관하는 광화문 집회에도 4만 명 가까이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날씨가 풀리는 3월을 기점으로 장외 집회·시위가 늘어나는 추세라 경찰은 1~3일 134개 부대 8,000명을 현장에 투입해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차로 점검, 교통체증 유발 등 불법에는 즉시 해산 절차를 밟고, 경찰관 폭행 등 공무집행 방해 행위도 엄하게 처벌할 계획이다. 윤 청장은 "교통소통과 소음관리에 중점을 두고 불법행위 발견 시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