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해야 한다. 주 4일제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장시간 노동 해소를 추구하는 노동ㆍ시민단체 모임 ‘주 4일제 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가 출범했다.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과도한 노동에서 벗어나 일과 삶의 조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여성노동조합, 청년유니온,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 유니온센터 등이 모인 네트워크는 29일 서울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며 “이제는 산업화 시기의 파괴적 성장이 가져오는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주 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2022년 기준 1,901시간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 평균보다 330시간 더 많은 '과로 사회'라고 지적했다.
네트워크는 정치권에 주 4일제 법제화를 4월 총선 공약으로 채택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고, 국가노동시간위원회를 설치해 주 4일제 논의를 공론화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양대노총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모두 주 4일제 도입을 총선 요구사항으로 제시할 만큼 노동계는 근로시간 단축을 주요 노동 이슈로 띄우는 분위기다.
직장인 사이에서도 주 4일제 도입에 호응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일하는시민연구소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14~16일 직장인 300명을 설문조사 한 결과, 주 4일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률은 67.3%였다. 지난해 9월 조사 때(61.4%)보다 5.9%포인트 높다.
주 4일제 효과를 시험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월 초과근무를 저축해 금요일에 쉬는 방식의 ‘격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매일 1시간씩 2주간 더 일할 경우 금요일에 쉴 수 있다. 삼성, SK, LG 등 대기업들도 필수 근무시간을 채웠다면 월 1, 2회 금요일에 쉬는 제도를 도입했다.
주 4일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은 근로시간 단축이 직장인의 업무 스트레스를 낮추고 집중력을 끌어올린다고 주장한다. 반면 근무시간 단축이 상품ㆍ서비스 생산량을 줄일 것이란 시선도 엄존한다. 다만 합계 출산율이 0.72명까지 떨어진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 주 4일제를 비롯한 유연한 근무 방식을 시도하고 장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