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먼저 개화한 매화... 개나리·벚꽃도 3월 중순부터 필 듯

입력
2024.02.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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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주 매화 개화, 관측 이래 가장 빨라
중부지방은 3월 말부터 '벚꽃 시즌' 예상

봄꽃 중 가장 빨리 피어 ‘봄의 전령’이라고 불리는 매화가 올해는 평년보다 한 달가량 빨리 꽃망울을 터트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낸 탓이다. 벚꽃 등 다른 봄꽃 역시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빨리 개화할 전망이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제주에서 올해 첫 매화가 피었다. 평년 같은 장소에서 개화한 날짜보다 32일 빨랐다. 매화 개화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가장 이른 기록이기도 하다. 부산에선 매화가 지난 6일 개화해 평년보다 12일 빨랐다. 신안(흑산도)는 지난 12일, 전주는 17일로 각각 평년보다 42일, 25일 빨랐다.

중부지방에서도 조만간 봄꽃이 필 것으로 보인다. 대전은 지난 1일, 서울은 지난 17일부터 매화 발아가 관측됐기 때문이다. 대전은 평년보다 무려 41일 빠르고, 서울도 3주나 앞선다. 개화는 지방기상청이 지정한 관측목에서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활짝 핀 때를 말한다.

봄꽃 중 두 번째로 개화가 빠른 개나리는 지난 18일 발아가 관측됐다. 평년보다 18일 이르다. 진달래와 벚꽃은 아직 발아 소식이 없지만 다음 달 중순부터는 개화가 관측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개나리는 다음 달 12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은 12~18일, 중부지방은 19~28일에 필 것으로 예상된다. 평년보다 3~6일 빠르다. 진달래도 평년보다 4~7일 앞서 다음 달 12일 제주도, 15~23일 남부지방, 21~30일 중부지방 순서로 개화하겠다.

봄꽃 중 마지막 주자인 벚꽃 역시 평년보다 3~6일 일찍 피겠다. 다음 달 21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 25~29일, 중부지방 30일~4월 5일에 개화할 전망이다. 벚꽃은 만개까지 일주일가량 소요돼 통상 개화 다음 주가 절정기다.

빠른 개화는 지구온난화로 기후변동성이 커진 데다 엘니뇨로 더욱 따뜻한 겨울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은 전반적으로 기온이 높은 가운데 일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9일, 12.4도)과 낮았던 날(22일, 영하 8.2도)의 기온차가 20.6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변동폭이 컸다. 올해도 1월과 2월에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된 데 이어 3월 역시 더운 봄이 예상된다. 기상청은 특히 3월 마지막 주(25~31일)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0% 이상으로 전망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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