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상반기 중 통신 특화 생성형 인공지능(AI) '익시젠'을 공개하고 사업에 본격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 산업의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빠르게 발전하는 AI 흐름에 올라타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겠다는 의도다.
황 대표는 2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생성형 AI와 플랫폼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아직 삶의 변화나 업무 환경을 바꾸는 데는 초기 단계"라면서 "그동안 원천기술이 되는 AI 자체를 만드는 데 노력했지만 앞으로는 응용 기술과 그걸 활용해 혁신 결과물을 창조하는 운용 능력, 사람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익시(ixi)'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AI를 자체 개발하고 연관 서비스를 펼치는데 그중 통신에 특화한 생성형 AI가 '익시젠(ixi-GEN)'이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을 바탕으로 통신에 특화한 자체 데이터를 소화해 만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LG유플러스 자체의 통신 사업은 물론 다른 기업에도 필요한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황 대표는 "익시젠을 기반으로 개인을 위한 모바일 에이전트, IP(인터넷)TV용 미디어 에이전트, B2B(기업간거래)로 사용되는 워크 에이전트 등을 구축해 나가는 게 개발 방향"이라고 소개했다. 황규별 LG유플러스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익시젠은 특정 영역에서 소형언어모델(sLLM)로 시장에 나가도록 하려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AI에 집중하려는 것은 통신 산업 전반이 위기에 빠졌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MWC를 돌아보면서 "네트워크 회사나 통신사들이 5G(5세대 이동통신)에 투자한 것만큼 수익성이 잘 안 나오고 있기 때문에 수익화 증대에 고민이 많은 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LG유플러스에 대해서도 "굉장히 위기라고 보고 있고 우리가 다른 회사(SK텔레콤·KT)보다 매출 규모가 작아서 타격을 먼저 받을 것"이라 자체 진단하면서 "신사업만큼 기존 사업의 체질을 탄탄히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AI 원천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한 가운데 앞으로 승부는 응용에서 갈린다는 게 황 대표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그는 회사 운영의 핵심 키워드를 '상상력'으로 꼽았다. 그는 "기술로 뭔가 만들려면 삶에 어떤 혁신이 필요한지 보고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지 상상해 내서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협업 가능성도 열어뒀다. LG유플러스는 이번 MWC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삼성전자와 AI로 5G 장비의 사용량이 늘 때 용량을 자동 조절하는 기술을 시연하고 공동 연구를 약속했다. 황 대표는 구글·메타 등과도 AI를 중심으로 협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소개하면서 'AI 혁신'을 위해서는 "혼자만의 상상력으론 안 되고 협업과 제휴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해 "단통법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금이나 유통의 수수료로 하는 경쟁은 크게 일어나기 어렵다고 본다"면서 "서비스 경쟁이 더 유효하다"고 말했다.